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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급등에도 월세 못 올리는 LH... '임대 적자' 매년 사상 최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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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 급등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는 임대주택 임대료는 5년간 동결 수준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부마다 서민 주거비 부담을 늘리지 않으려고 LH의 임대료 인상에 제동을 건 탓이다. 이에 LH는 매년 사상 최대 임대 적자 기록을 경신 중이다.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손해를 메우는 구조라 현 사업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일보가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LH 전체 임대주택의 평균 임대료(전용면적 평균 41㎡)는 19만2,000원(평균 임대보증금 2,504만 원)이다. 시세 대비 46.3% 수준(전국 기준)이다. 5년 전인 2020년 LH 임대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19만5,000원(시세 대비 55.3%), 평균 임대보증금은 2,451만 원이었다.
이 기간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3% 뛰었지만, LH 임대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하락하고, 보증금은 2%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LH가 실제 임대료를 깎아 주진 않지만, 이 결괏값 자체가 임대료 수준이 5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걸 나타낸다.
LH 임대주택 중 물량이 가장 많은 국민임대(56만5,582호)는 2020년 평균 임대료가 17만9,000원(평균 보증금 2,181만 원·시세 대비 41.5%)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평균 임대료는 18만7,000원으로 4.4% 올랐다. 같은 기간 영구임대(시세 대비 14.7%)는 0.38%(5만2,000원→5만4,000원), 50년 공공임대(시세 대비 39.6%)는 2.5%(20만 원→20만5,000원) 상승하는 데 그쳤고, 10년 공공임대(시세 대비 51.9%)는 52만4,000원에서 51만9,000원으로 되레 내려갔다.
그나마 행복주택이 이 기간 12만9,000원에서 17만4,000원으로 34% 올랐지만, 이는 주거 면적이 전용 27㎡에서 30㎡로 더 넓어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 '행복주택=좁은 집' 논란이 일자, 정부는 수년 전부터 행복주택 면적을 더 넓혀 짓고 있고, 이 영향으로 2023년부터 평균 임대료가 16만 원대로 올라섰다.
LH는 원래 2년에 한 번 최대 5% 이내에서 임대료를 조정하게 돼 있지만, 최근엔 이를 거의 지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여 준다는 이유로 임대료 인상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LH는 임대료 조정을 1년 유예하고 2년 차에 올리는 방침을 세웠지만, 내부에선 정부 방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임대료를 제때 올리지 못하다 보니 LH 임대 적자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LH 임대주택 운영 손실액은 2조2,565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2019년 처음으로 임대 적자(1조2,883억 원)가 1조 원을 넘어선 뒤 불과 5년 만에 2조 원대를 돌파했고, 올 상반기엔 1조1,883억 원의 적자를 봤다. LH 관계자는 "이 같은 임대 적자가 LH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고 했다.
현재 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은 98만5,300호로 100만 호에 육박한다. 지난해 수선유지비만 1조2,518억 원이 들어갔고, 주택 노후에 따른 감가상각비만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기금 이자 등을 포함하면 운영 비용으로 매년 4조 원에 육박하는 돈이 들어간다. 반면 임대료 동결, 공실 증가 등으로 수입 증가는 미미하다 보니 매년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손실을 막는 구조가 됐다.
현 정부 계획대로 임대주택 50만 호를 추가로 공급하면 2028년 재고 임대주택은 200만 호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과연 LH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정부는 그간 공급 확대만 내세울 뿐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손 의원은 "임대주택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지금처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에서는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므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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