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의 장기 운송 계약인가...HMM, 에쓰오일과 '최소 5년· 1,800억 원' 계약

"그만큼 상호신뢰 쌓였다는 의미"
"컨테이너·벌크 해운사업 균형으로 안정적 성장"

9월 30일 에쓰오일(S-OIL) 본사에서 진행된 장기 계약 서명식에서 김경배(왼쪽) HMM 사장과 박봉수 에쓰오일 사장이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MM제공

HMM은 에쓰오일(S-OIL)과 원유 장기운송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HMM은 주력인 컨테이너 해운사업에 벌크(건화물, 유조선 등) 해운 사업을 키워 안정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HMM은 9월 30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에서 5년 동안 약 1,800억 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분기부터이며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자리에는 김경배 HMM 사장과 박봉수 에쓰오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계약에 따라 HMM은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을 투입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한국으로 에쓰오일 원유를 운송한다. 그동안 HMM은 에쓰오일 원유를 20년 이상 운송해왔으나 장기운송 계약을 맺은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장기 계약을 맺어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상호 신뢰가 두텁게 쌓였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에 HMM 컨테이너선과 함께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HMM은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벌크 해운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HMM의 전체 매출 가운데 벌크 사업 비중은 2021년 5.0% 수준이었지만 2023년 14.8%로 늘어났다.

컨테이너 운송 계약은 개별 화주와 1년 단위로 운임을 정해 변동이 크지만 벌크 사업은 장기운송계약이 많아 상대적으로 시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 실제 2023년 선복량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올해 초 홍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운임이 다시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HMM의 실적은 급등락을 되풀이했다.

HMM은 2030년까지 벌크 사업에 5조6,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HMM은 9월 10일 밝힌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현재 36척(645만 DWT¹)인 벌크선을 2030년 110척(1,256만 DWT)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HMM 관계자는 "장기 운송 계약을 통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2030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벌크 사업 부문의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1 DWT

순수 화물 적재 톤수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