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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개입해도, 안 해도 문제… '이스라엘 덫'에 빠진 이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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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지상전을 이스라엘이 18년 만에 재개하자, 그간 피해 온 '정면 대응'을 더는 외면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스라엘은 군사·경제 여건상 섣불리 참전하지 못하는 이란 처지를 십분 활용해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동맹)' 전반을 공격하며 이란의 대내외적 체면을 이미 구겨 놓은 상태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을 시작하며 이란을 도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국민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라는 독특한 형태의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이란 국민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중동 전역의 헛된 전쟁에 막대한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란은 그간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전쟁에 뛰어들면 서방의 제재로 악화한 경제가 더욱 나락에 빠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졌을 때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되, "헤즈볼라를 전면 지원하자"고 빠지는 식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까지 넘은 상황에서 저항의 축 맹주인 이란이 방관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란 내 강경파 목소리도 커졌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내부에서는 "이란이 일찌감치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것이 미국·이스라엘에 '나스랄라를 죽여도 괜찮다'는 신호가 됐다"는 불만이 높아졌다고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 이란 국장인 알리 바에즈는 전했다.
이란 내부 동요도 상당한 듯하다. 나스랄라 사망 이후 IRGC는 '헤즈볼라 역량은 저하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브리핑으로 의회 내 불안을 수습했다.
다만 이란이 군사 대응에 나선다 해도 문제다. 자칫 이스라엘에 군사적으로 밀릴 경우 '억지력이 없다'는 것만 만천하에 증명할 수 있어서다. 미국 근동정책연구소의 매튜 레빗은 "이란이 원치 않는 하나는 중동 전쟁이 이란 국경을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딜레마를 반영하듯 이란은 이날 아무런 언급도 즉각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급반전될 수도 있다.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1일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탄도미사일 공격 임박 징후가 포착됐다"고 말했다. 미 CNN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공군 기지 3곳과 정보 기지 한 곳에 대한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이스라엘이 감지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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