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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랏돈 800억 들여 지원한 청년몰 10곳 중 4곳은 '폐업'…지원 예산도 해마다 급감

입력
2024.10.0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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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몰 최초 입점 업체 575개 중 40% 폐업
정부 지원 끊기면 2년 이상 생존조차 어려워
사업 지속가능성 문제 제기되며 예산 비중 ↓

제주 생기발랄 청년몰.

제주 생기발랄 청년몰.


# 2019년 제주시에서 야심 차게 문을 연 제주 중앙로 상점가의 '생기발랄' 청년몰점포 16개로 시작했지만 3년여 만에 여섯 곳이 장사를 접었다. 부진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2020년 덩치를 키우고 2020년, 2022년, 202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활성화 사업 지원도 이뤄졌지만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300만 원 수준으로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내기도 빠듯했다. 이곳 관계자는 3일 "청년 상인들은 연간 370만 원의 임차료와 월 20만 원대 공용 관리비를 부담한다"며 "문제는 청년 상인이 줄면서 N분의 1 방식으로 나눠내는 관리비가 갈수록 느는 등 활기를 되찾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청년 상인을 육성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청년몰에 둥지를 튼 업체 10개 중 4개는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성과가 떨어지는 데 지원 예산마저 해마다 줄어 사업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청년몰이 생긴 후 문을 연 최초 입점 점포 575개 중 올해 8월까지 폐업한 점포는 235개로 폐업률이 약 41%에 달했다. 청년몰 사업 운영 현황을 보면 8월 말까지 전국에 총 43개 청년몰이 생겼지만 8개 청년몰은 전통시장에서 사라졌다.



‘쉬운 창업, 쉬운 폐업’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 '서울 훼미리'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 '서울 훼미리'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청년몰 사업은 대형 할인점과 온라인 쇼핑이 널리 퍼지고 전통시장이 쇠퇴하면서 나왔다.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과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2016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지원 사업으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국가 예산 지원 기간 2년 이후 입점 업체의 생존율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2017년 청년몰 입점 점포 중 2년 이상 버틴 비율은 51%에 그쳤다. 전국 35곳 청년몰 월평균 매출액은 100만~400만 원 17곳, 500만~900만 원 13곳, 1,000만 원 이상이 4곳 등으로 상당수가 임차료나 인건비 등 고정 비용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①낙후된 전통시장 시설 ②인근 상인과 갈등 ③대표 마케팅 수단 부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실시된 복합청년몰 활성화사업 실태조사 결과 방문 고객의 청년몰 인식 점수는 58.6점에 그쳤다. 청년몰 최초 설계 시 고객을 끌어들이도록 1층에 음식업, 2층에 도소매 업종이 배치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거나 그마저도 상당수는 비어 있다. 주차가 어렵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짜리 건물에 청년몰이 들어서는 등 접근도 쉽지 않았다.

올해 8월까지 약 808억 원의 국비가 투입됐지만 사업 부실 문제 탓에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 사업 초기인 △2016년 107억8,500만 원 △2017년 139억2,000만 원 △2018년 225억5,000만 원이었으나 △2021년 76억8,000만 원 △2022년 28억8,000만 원 △2023년 26억7,000만 원 △올해 20억3,000만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관리 소홀로 폐업하는 청년몰이 늘면서 올해 청년몰 활성화 사업에 10곳을 모집했으나 6곳만 지원하는 등 사업 자체가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의원은 "중기부가 청년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운영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단 한 번도 운영하지 않았다"며 "중기부와 소진공의 적극적인 자세로 청년 창업자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업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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