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증거인멸 노렸나... '세관 마약수사 무마' 관세청장의 수상한 휴대폰 교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고광효 관세청장이 '세관 마약 밀반입 연루 수사 무마' 의혹의 주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휴대폰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은 고 청장이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파악된 만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관련 수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사가 3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기기변경 내역에 따르면 고 청장은 지난해 10월 15일과 올해 7월 17일 , 7월 21일에 휴대폰을 바꿨다. 문제는 휴대폰 교체 시점이다. 고 청장은 지난해 9~10월 초 인천 세관 직원들이 대규모 마약 밀반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관세청 국정감사 전에 불거지지 않도록 경찰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통령실 등에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휴대폰을 첫 번째 교체한 지난해 10월 15일 직전에 벌어진 일이다.
김찬수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은 지난해 9월 20일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로 압력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관세청 고위 간부들은 10월 5일 전후로 조병노 전 경찰청 생활안전부장과 마약 밀반입 수사를 지휘하고 있던 백 경정으로부터 직접 '세관이 연루된 사실이 언론브리핑에서 빠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그대로 10월 10일 언론브리핑이 진행됐고, 이틀 뒤 관세청 국정감사가 열렸다. 백 경정은 10월 14일 조 전 생안부장과의 통화에서 '김재일 당시 인천세관본부장이 국감을 앞두고 고 청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두 번째 휴대폰 교체는 공수처가 올해 7월 17일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핵심 피고인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조 전 생안부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당일 이뤄졌다. 세 번째 휴대폰 교체 다음 날인 7월 22일에는 관세청의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가 있었고, 23일에는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관세청 업무보고와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수사 무마 의혹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야권에서는 고 청장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의심한다. 고 청장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부하 직원들, 경찰 지휘부 등과 나눴던 통신기록을 삭제하려고 휴대폰을 바꾼 게 아니냐는 것이다. 휴대폰 교체 패턴은 이런 의심을 더욱 키운다. 고 청장은 기존에는 짧으면 1년, 길면 2년에 한 번씩 휴대폰을 교체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체 주기가 더욱 짧다. 심지어 7월 21일에는 새 기종(삼성 갤럭시S24U)에서 과거 기종(삼성 갤럭시S23U)으로 바꿨다가 다시 새 기종으로 휴대폰을 바꾸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조 전 생안부장도 7월 10일 "분실했다"며 휴대폰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휴대폰 교체 경위에 대한 양부남 의원실 질의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 고검장 출신의 양부남 의원은 "휴대폰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거나 압수수색 시 기기에 기록된 내용을 없애기 위한 증거인멸 시도로 보인다"며 "공수처가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들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등 철저히 수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