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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이하로 집 팔지 마"…집값 띄우기 불법 의심거래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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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는 ○○억 원 이하로 집 내놓지 마세요", "○○억 원 이하로 집 내놓은 공인중개사에 단체로 항의합시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오픈채팅방에 모여 이런 대화를 수시로 나누다가 정부 부처 합동으로 벌인 불법 의심거래 기획조사에 적발됐다. 정부는 이를 '집값 담합'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8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로 7주 동안 서울·수도권 주요 아파트를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벌여 397건의 불법 의심거래를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국토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기관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최근 집값이 뛴 곳의 45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1차 현장점검을 벌이고, 추가로 올 상반기 수도권 이상거래를 솎아내 정밀조사를 벌였다.
불법 의심거래 유형은 편법증여, 대출자금 유용, 가격 거짓신고, 자금조달계획서 허위작성 등이었다. 서울 22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소유한 한 부부는 담보인정비율(LTV) 50%와 선순위 임차보증금(8억5,000만 원)을 감안하면 원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5억 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머리를 썼다. 임차인인 부친을 주소지에서 전출시킨 뒤 임차인이 없는 것처럼 꾸며 대출(금융위 통보)을 받고 곧바로 부친을 다시 전입시켰다. 세금을 덜 내려고 집값도 거짓 신고(국세청)했다.
한 매수인은 서울 용산 아파트를 21억 원에 매수하면서 본인 자금 없이 모친에게 빌린 14억 원, 증여금 5억5,000만 원, 주택담보대출 3억5,000만 원을 활용했다.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매매대금과 세금까지 해결한 것이다. 국토부는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며 국세청에 통보했다.
서울 강남구의 공인중개사 A씨는 지역 소재 아파트를 인터넷에 매물로 올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미 계약이 체결된 물건인 데도 마치 미계약 상태인 것처럼 인터넷에 7차례 반복해 올렸다. 찾아온 매수 의향자에게 이를 미끼로 다른 매물을 소개하려는 의도였다. 정부는 A씨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지자체에 통보했다.
이 같은 불법 의심거래 397건 중 서울이 272건(68.5%)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12건, 인천 13건 순이었다. 서울에선 강남구(52건), 송파구(49건), 서초구(35건) 등 강남3구 비중이 34%로 가장 많았다. 용산구(23건), 성동구(20건), 마포구(18건)가 뒤를 이었다. 경기에선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성남 분당구가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별개로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거래 신고된 전국 아파트 18만7,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미등기 거래가 518건으로 나타났다. 미등기 거래는 말 그대로 신고만 하고 잔금을 치르지 않아 소유권 이전이 안 된 상태의 거래다. 집값을 띄우려 신고가로 등록만 하는 미등기 거래가 문제가 되자, 정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반기별로 관련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해 아파트 직거래만 솎아내 조사한 결과 편법증여, 대출자금 유용 등 160건의 위법 의심거래를 적발했다. 국토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4월까지 수도권 주택 이상거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조만간 땅값 상승 주범으로 꼽히는 기획부동산 특별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수도권 개발제한구역과 인근 지역 투기 의심거래를 적발,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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