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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석유 시설·미사일 발사대 폭격? 이스라엘 대응에 쏠리는 국제사회 시선

입력
2024.10.03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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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통 "이란 석유·군 시설 타격 유력"
핵 시설 타격 "미국 반대 탓 공격 불가"
"서방은 '이란 미사일 발사대' 공격 선호"

이스라엘방위군이 2일 중부 게데라에서 전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피격된 한 학교 건물을 조사하고 있다. 게데라=EPA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이 2일 중부 게데라에서 전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피격된 한 학교 건물을 조사하고 있다. 게데라=EPA 연합뉴스

이란의 두 번째 대규모 공습에 따른 이스라엘 측 보복 공격은 '이란 석유·군 시설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을 직접 공격해 상당한 피해를 주되 핵 시설 타격 등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는 방향'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 보복 시기는 유대계 신년 명절인 '로쉬 하샤나'가 끝나는 4일(현지시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역동적인 방식' 택할 듯

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현직 안보 관리들은 조만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군에 '이란 석유 생산 설비 및 군사 기지 등 주요 시설 타격 명령'을 내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탄도미사일 최소 181기를 발사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타격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군사 기지 등을 표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던 만큼, 이스라엘도 상응하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요인 암살' 등 비밀리에 이란에 타격을 입혀 왔던 '그림자 전쟁' 방식을 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역동적인 방식'을 이스라엘이 택할 것이라고 네타냐후 총리의 전 안보보좌관인 야코프 아미드로르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직접 타격 수위 또한 지난 4월 이란·이스라엘이 첫 번째로 공방을 주고받았던 때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이 4월 13, 14일 자국 영토에 무인기(드론)·미사일 300여 기를 발사하자 같은 달 19일 '이란 이스파한 공군 기지 인근 방공 레이더'를 타격하며 보복했다. 이는 양국이 사상 처음 직접 교전을 주고받은 형식이었지만, 확전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격 수위를 낮춰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시설을 때린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1일 이란의 두 번째 공습 이후 네타냐후 내각에서는 '이번에는 더 큰 피해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란이 또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강경론이 득세한 결과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 관리였던 요엘 구잔스키는 NYT에 "(이스라엘의 군사 역량을) 이란이 느끼려면 피해를 줘야 한다"며 "(지난 4월 보복 공격처럼) 방공 레이더를 타격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NYT에 밝혔다.

이란 핵시설 공격 미국 반대로 불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앤드루스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앤드루스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동 전체에 불이 붙어 미군까지 개입해야 할 상황이 오거나 이란의 핵 무기 개발 의지에 불을 붙일 가능성 때문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방식의 공격에 질색하고 있어서다. NYT는 "이란 전역에 퍼져 있는 핵 시설을 이스라엘이 미국 지원 없이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스라엘 관리 4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 핵 시설 공격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란 석유 인프라나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는 옵션이 유력해 보인다. 석유 인프라를 타격할 경우 미국의 각종 제재로 이미 고사 직전에 내몰린 이란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다만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물가 안정을 바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만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서방 국가들이 선호하는 옵션은 1일 공습에 사용됐던 이란 미사일 발사대 타격이라고 한다. FT는 "서방 외교관들은 이 공격이 '(이란 공격에 따른) 대칭적 반응'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본다"며 "이란의 추가 보복을 유발할 가능성도 적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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