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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도 야옹이도 "신난다냥"... 제1회 '동물행복페스타' 참가한 멍냥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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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리는 딱 봐도 예쁩니다. 아파트에 살아서 '작은 짖어'도 할 수 있어요!"
"장군이의 개인기는 '잘생김'입니다! 얌전해서 성대수술했냐는 오해도 받아요."
5일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반려견 보호자들의 '자식 자랑' 경쟁이 펼쳐졌다. 유기견이었지만 새 가정에 입양돼 새 삶을 살고 있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열린 '견생 2회차 장기자랑' 무대에서다. 잘 빗겨진 털과 혈통,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도그쇼와 달리 진행자에게 갑자기 안기거나, 단상에서 뛰어내리는 반려견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지켜보는 시민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보호자들은 연신 '우리 애가 최고!'라고 외쳤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제1회 '동물가족행복(동행) 페스타'가 5일과 6일 이틀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올해 제정된 '서울 동물보호의 날(10월 4일)'을 기념해 한국일보와 서울시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 약 3만 명의 반려가족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견생 2회차 장기자랑'을 비롯해 반려견과 함께 걷는 '동행런', '반려인능력시험' 실기평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축제 메인 행사인 '동행런'에는 총 500팀의 반려가족이 참여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출발해 잠실철교를 찍고 돌아오는 5㎞ 코스로, 순위가 아닌 '완주'를 목표로 한 걷기 행사다. 말티푸 뽀순이(1)와 함께 온 김은지(30)·빈현욱(36)씨 부부는 "강아지가 달리기를 좋아해서 5㎞쯤은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종견 '동경이'를 닮은 믹스견 두부(2)와 나온 서민지(32)씨는 "날씨도 좋고 햇살도 따스해서 두부와 산책할 겸 나왔다"고 말했다.
동행런을 마친 반려가족 일부는 '견생 2회차 장기자랑'에도 참여했다. 반려가족 100팀이 참가한 장기자랑은 제한시간 내 가장 오랫동안 얌전히 기다리는 '기다려', 개성 있는 외모와 패션을 뽐내는 '패션왕', 우리 개만의 특별한 기술을 자랑하는 '개인기'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기다려' 부문 조별리그를 거쳐 '왕중왕전'에서 1위를 차지한 강아지는 믹스견 토리였다. 토리 보호자 구아롬(40)씨는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긴장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시작해 거리를 넓히면서 난도를 높여간 훈련이 효과가 컸다"고 우승 비결을 소개했다. 무던한 성격이 강점인 토리는 길거리에서 모견과 구조된 믹스견이다. 아롬씨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토리는 사람을 조금 무서워하지만, 토리의 속도에 맞춰 애정을 주고받고 있다"며 환히 웃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는 급수대와 반려견 화장실 등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쉴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다. 반려가족과 반려동물을 불편해하는 일반 시민을 동시에 배려한 조치다. 반려동물의 실외배변 후처리, 돌발행동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비반려인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시바견 미소(3) 아빠 박진영(41)씨가 6일 '반려인능력시험' 실기평가에 응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9년부터 서울시와 반려동물 콘텐츠기업 '동그람이'가 매년 공동 주최하는 반려인능력시험은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측정한다. 실기시험은 실제 산책길과 유사한 7~11개 코스로 재구성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총 80팀이 참가한 올해 실기평가에는 '중급 코스'도 따로 생겼다.
진영씨도 그동안 미소와 함께 맞춰 본 호흡을 자랑했다. 반려견 전문 트레이너는 미소의 대인·대견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점수를 매겼다. '컹컹' 짖는 다른 강아지에 반응하거나 흥분하면 고득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날 미소는 눈앞으로 자전거가 휙 지나가거나, 다른 강아지들이 짖어도 진영씨와 보폭을 맞춰 걸었다. 도중에 진영씨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진영씨가 올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시험을 마친 진영씨는 "고집이 센 시바견 특성상 갑작스러운 연습보다는 실생활에서 꾸준한 훈련이 필요했다"며 "반려견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 정도 펫티켓은 갖춰야 한다'는 기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환영사에서 '한 사회의 위대함과 도덕성의 척도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을 인용하며 "반려동물 숫자가 급증해 (반려인과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저도 열두 살 된 몰티즈를 키우고 있는 보호자"라고 소개하며 "반려동물은 이제 삶의 일부이자 사회 구성원이다. (이번 행사는) 동물과 사람, 사회가 함께 어우러지는 가치를 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수의사회와 서울시수의사회,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팅커벨프로젝트 등 17개의 관련 단체가 참여했다. 반려동물 무료건강진단과 펫로스 상담, 유기견 입양·보호 등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됐고, 동물 타투 새기기, 룰렛 추첨, 펫 타로 등 체험 행사와 반려견 관련 상품 마켓도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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