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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1년, 이스라엘 장기 전략 안 보인다"… 거세지는 전쟁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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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1년이 지난 가운데, 최근 개시한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싸움에서도 승기를 잡은 이스라엘이 중동 내 구도 재편을 위해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안팎에서 제기되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군사적 공세 강화의 이면에는 '장기적 전략 부재'라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적 성과를 생각한다면 가자지구 전쟁 휴전 등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이에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를 상대로 군사적 승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국민들 사기도 높아졌다. 그러나 갈등 종식을 위한 장기 전략은 부족하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에 이어 헤즈볼라, 이란에 대한 공세를 당분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날 레바논 접경지의 북부 36사단 기지를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는 현실을 바꾸고 있고, 전 세계가 우리의 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함께 싸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땅에 떨어졌던 이스라엘군에 대한 대중의 신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분쟁의 최종 해결을 위한 장기 전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WP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도 최근 군사적 성과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전략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WP에 "힘의 균형추가 이스라엘로 이동한 것은 맞지만, 이스라엘의 공식 목표인 '북부 주민 귀환'이 실현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세 수위만 높일 경우 '소모전'으로 이어져 이스라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징후는 발견됐다. 이란이 지난 1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181기 중 일부가 이스라엘 공군 기지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 게 대표적 사례다. 영국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가 겉보기보다 취약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중동 갈등이 오래 지속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을 감당하기 어려워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에도 '외교적 해법'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승리는 전술적이었으나, '전략적 승리'를 위해서는 적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동에서 무력으로 질서를 재편하려고 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마지막이었지만 상황만 더 악화했다"며 "가자지구 휴전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음에도 역내 확전을 계속 도모할 경우엔 이라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또 다른 외부 세력마저 분쟁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 작전 지속은 근본적으로 '위험 요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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