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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에너지 안보와 자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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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중동 지역 불안과 자원 민족주의 심화는 전 세계적 에너지 자원 공급망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에너지원의 93%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해마다 국가 예산의 20∼30%를 에너지 자원 수입에 쓰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안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유례없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40조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안겼고, 14조 원에 달하는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을 초래했다. 신규 투자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들 공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국내 기업이 해외 자원 개발로 확보한 석유·가스 개발률은 2015년 15%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져 지난해 10%까지 하락했다.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일본의 해당 수치가 40%라는 걸 감안하면 국내 에너지 안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자원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자원을 상시 도입할 수 있는 해외 공급망을 구축하고, 빠르게 변하는 국제 공급망에 대비해 비축량을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 자원 비축은 충분한 공간과 많은 자금이 필요해 장기적 대응은 불가능한데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해외 자원 개발이다. 국내 기업이 확보한 해외 광구는 개발 후 20∼30년 동안 장기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저비용 '비축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성공한 해외 자원 개발은 경제적 이익 창출은 물론 든든한 에너지 비축기지 역할도 제공하는 일석이조 사업이다.
최근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석유·가스 등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수소 생산 원료로도 쓰이며 생산을 마친 가스전은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소로 활용할 수 있어 그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자원 개발은 투자부터 생산까지 10년 이상이 걸린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지하의 부존자원을 개발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고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장기적 관점의 계획과 지속적 투자가 필수다. 그리고 이는 결국 10년 전부터 착실히 준비했어야 현재의 에너지 수급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준비 없이 보낸 지난 10년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30년 이상의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시대가 얼마나 혹독하게 다가올 것인지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실패가 두려워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국가 에너지 안보의 최전선에서 어렵게 버티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의 도전 정신과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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