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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국면으로… 비자금 스캔들·야당 단일화가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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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이 10일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집권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번 선거 목표를 '여권 과반 확보'로 잡았다. 반면 '자민당 계파 비자금 스캔들'로 호기를 잡은 야권은 후보 단일화 난항이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비자금 스캔들과 야권 연대가 이번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는 27일 실시될 총선의 승패 기준은 자민·공명당 과반 의석(233석) 확보 여부다. 이시바 총리는 9일 중의원 해산 선언 이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에게 "자민당과 공명당을 합쳐 과반 의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이에 맞서 "자민·공명당 과반 의석에 균열을 내겠다"고 말했다. 중의원(전체 465석) 해산 전 여권 의석수는 자민당만 258석, 공명당(32석) 포함 시 290석으로, 전체 의석의 62%를 갖고 있었다.
자민당은 현재 확보한 의석보다 낮은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비자금 스캔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당 계파 일부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로 거둔 지원금을 비자금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가 이뤄졌고 이 스캔들 여파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시바 총리도 취임 직후부터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그는 애초 비자금 스캔들을 공천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비자금 스캔들로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당 자체 조사 결과에 연루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징계 수준이 낮은 연루 의원 40여 명은 지역구 공천은 허용하되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는 못하도록 했다. 일본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입후보가 가능하다.
그런데 자민당은 공천 배제 의원 지역구에 자당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해 이들이 무소속으로 당선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야권은 이를 지적하면서 비판 여론 확산에 당력을 쏟고 있다. 노다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정확히 말하면 (연루 의원) 대부분 공천을 받은 것"이라며 "재조사 없이 총선으로 덮으려고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요미우리는 "이번 총선의 쟁점은 비자금 스캔들 재발 방지 등 정치 개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야권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후보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들은 자민당에 불리한 선거인 만큼 자당 의석수를 늘릴 기회로 보고 후보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 98석이었던 입헌민주당은 200여 명의 후보를 낼 계획이고, 일본유신회(44석)는 '제1 야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중진 의원은 아사히에 "야당 후보가 난립하면 여당이 어부지리로 이긴다"며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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