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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후원금 먹튀" 뿔난 후원자들 소송 냈지만… 법원 "증거 부족"

입력
2024.10.10 18:10
수정
2024.10.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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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으로 단정할 수 없어"

배우 윤지오. 연합뉴스

배우 윤지오. 연합뉴스

'고 장자연 사건' 관련 증언을 했다가 거짓 증언 의혹이 불거지자 해외로 출국한 배우 윤지오를 후원한 시민들이 후원금 반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윤씨가 후원자들을 고의로 속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박근규 판사는 오모씨 등 439명이 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오씨 등은 1인당 2만 원씩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 924만 원에 부당이득금 1,062만 원을 더한 금액을 청구했다.

장씨와 같은 소속사였던 윤씨는 2019년 3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증언자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경호비 명목의 후원금 모금 계좌를 공개했고, 받은 돈은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 설립에도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곧 '거짓 증언' 의혹이 불거지고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하자 그는 돌연 캐나다로 출국했다. 후원자들은 "윤씨가 사실과 다른 이유를 내세워 모금을 하고 이를 개인적 영달을 위해 사용했다고 보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체 후원금이 1억5,000만 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법원은 그러나 후원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 역시 2020년 5월 일찍이 "윤씨가 해외로 나가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윤씨에 대한 사기 사건을 기소중지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윤씨가 후원자들을 속였다는 내용이 특정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윤씨의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지게 된 결과 후원금을 지급하게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자료 대부분은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 내용인데, 의혹만으로 윤씨가 사기∙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물리쳤다.

한편 고 장자연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5월 "장씨가 남긴 문건에 기재된 내용 자체는 신빙성이 있으나, 성폭력 및 강압 의혹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다 됐거나 물증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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