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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사장 "체코 원전 6호기에 자금 필요하냐 물었더니 아직 필요 없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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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자력발전소 '덤핑 수주' 의혹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야당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정면충돌했다. 야당은 한수원 등이 체코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서 '금융지원'을 제안한 점을 근거로 강하게 밀어붙였고 한수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야당에서 황 사장에게 "자리를 걸 수 있냐"고 묻자, 황 사장은 덤핑 수주가 아니라는 취지로 "문제없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포문을 연 건 더불어민주당이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황 사장에게 "체코 원전 수주는 대박이 아니라 쪽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보고서, 팀코리아 프로젝트를 보면 원전 수주의 초점은 금융 지원에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원전 입찰 과정에서 체코 정부에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했고, 체코 정부는 금융 지원의 구체적 내용을 묻기도 했다(본보 10월 11일 자 17면).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5, 6호기를 짓는데, 5호기 사업비는 자체 자금으로 해결했지만 6호기 건설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6호기 짓는 돈을 한수원 등 한국 측에서 지원해주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황 사장은 "5호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체코 정부가 하는 게 맞다"면서 "6호기는 혹시라도 자금이 필요하지 않느냐 물어봤는데 아직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나아가 황 사장은 두코바니 6호기 역시 체코 정부가 자체 재원으로 건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두코바니) 6호기도 5호기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시도한다고 듣고 있다"며 "혹시라도 자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저희가 의향을 물어봤지만 아직 필요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황 사장은 체코 정부가 나중에라도 금융 지원 요청을 할 경우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요청이 있다면 우리 수출입금융(수출입은행) 등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사업을 하건 금융은 이자가 생기고 수익이 생기는 곳에는 투자를 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회수가 어렵다는 부분은 은행들이 돈을 꿔주기 전에 미리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황 사장에게 "자리를 걸고 내기를 하자"고 했고 황 사장은 "그건 뭐 큰 문제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이 같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 관계를 짚어보겠다며 질의에 나섰다. 이 의원은 황 사장에게 "팀코리아 수주액이 24조 원 아닌 6조 원에 불과하고 덤핑으로 수주해 실질적으로 적자를 보게 된다는 야당의 주장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황 사장은 24조 원인지 6조 원인지에 대한 즉답은 피한 채 "덤핑 용어는 불법적인 의미를 지칭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며 "한수원이 지난 10년간 정부 주도의 발전소 건설 수출에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많은 덕을 봤다"고 말했다.
정부는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황 사장은 이날 원전 수출 과정에서 미국과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웨스팅하우스 하고 무관하게 우리가 독자적으로 신고하고 수출하는 걸 못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가 원전 수출할 때마다 웨스팅하우스에 부탁해서 웨스팅하우스가 신고하거나 승인받거나 이런 절차는 꼭 거쳐야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과) 원천 기술로서 연결이 돼 있다"며 "현재 절차대로 하면 그렇게 간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번처럼 웨스팅하우스가 딴지 걸 때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혹시 미국 정부 하고 관련해서 우리가 웨스팅하우스 관련된 기술은 신고해서 의무 면제받을 수 있는 협상이 가능한 건가"라고 질의하자 황 사장은 "그것은 진행을 해 봐야 알겠다"라고 설명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례를 들어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도 미국과의 수출 규제 문제를 엄밀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간 몫은 최소 29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로 추정하면서 두산중공업이 가져간 몫보다도 많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저가 수주 얘기가 나올 만큼 마진을 최소화해서 낙찰받고서도 그 안에 들어갈 핵심 기술과 부품은 웨스팅하우스에 의존하면서 팀 코리아는 결국 밑지고 장사했던 것"이라며 "이번 체코 원전 또한 과도한 대가를 치른 바라카 원전의 전철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지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한전 차원에서 큰 이익을 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60년 원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기자재나 건설 업체들은 최소한의 이익을 봤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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