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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썼길래"…이복현 해외 출장비 세부 명세 제출 거부한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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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복현 원장의 해외 출장비 세부 명세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피감 기관장들과 함께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해외 곳곳을 방문하면서 금융사들의 지원으로 '호화 출장'을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출장비 세부 명세에 대한 관심이 컸던 터다.
15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금감원장 해외 출장 명세 자료에 따르면 이 원장은 2022년 6월 취임 후 6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2022년 9월 스위스 바젤을 시작으로 2023년 5월 태국 방콕·싱가포르·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월 일본 도쿄·요코하마, 8월 중국 베이징, 9월 스위스 바젤· 영국 런던·독일 프랑크푸르트, 2024년 5월 스위스 바젤·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여기에 이 원장은 내달에도 금융사 CEO들과 홍콩을 방문할 예정이다. 해외출장만 일곱 차례인데, 너무 잦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임 원장들만 봐도 윤석헌 전 원장은 세 차례, 정은보 전 원장은 한 차례에 그쳤다.
금감원장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해외를 방문한 것도 이 원장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투자설명회(IR) 개최를 명분으로 삼지만, 금융사의 잘못을 감시해야 하는 금감원 수장이 금융사 IR에 동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실제 5월 뉴욕 출장에선 이 원장을 포함한 금감원 일행들이 5성급 호텔인 콘래드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호텔의 숙박료는 하루 100만 원이 넘는데, 금감원의 국외 여비 지급 규정을 보면 원장의 하루 숙박비 상한액이 387달러(약 52만 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호텔에서 IR 행사를 주관해 할인을 받았다"고 해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사의 지원을 받은 호화 출장'이라는 논란이 일자 국회에서 이 원장의 해외 출장 비용을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국회에 숙박, 식비, 기타 등을 구분하지 않고 '체재비' 명목으로 뭉텅이로 제출했다.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원장과 17명의 동행자는 여섯 차례 해외 출장 비용으로 총 1억6,700만 원을 썼다. 1인당 659만 원의 비용을 쓴 셈이다. 특히 5월 스위스 바젤 및 미국 뉴욕 출장에선 6박 7일 일정 동안 1인당 체재비로 455만 원(하루 평균 76만 원)을 썼다고만 제출했다. 이는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김소영 부위원장의 다섯 차례에 걸친 해외 출장 비용 내역을 항공비, 숙박비, 식대, 기타 등을 구분해 총 6,477만 원을 사용했다고 제출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의 세부 내역 없는 뭉텅이 자료 제출에 신 의원은 "검찰이 특별활동비를 총계로만 국회에 보고하는 게 떠올랐다"며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는 공직유관단체 대표로서 정부와 같은 기준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 금융사 CEO들 모두 금감원장이 직접 IR을 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세부 내용까지 제출하는 것을 두고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지 금융위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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