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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사우디 국무장관 암살 시도 관련 자료 제출하라”… 빈 살만 최측근에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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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사드 알자브리 전 사우디아라비아 국무장관에 대한 암살 음모와 관련해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 2명에게 관련 증거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캐나다로 망명한 알자브리 전 장관은 앞서 무함마드 왕세자 측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한 2018년 10월 자신도 암살하려 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사우드 알카타니 전 사우디 왕실 고문 등에게 알자브리 전 장관이 제기한 암살 음모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라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알카타니 전 고문은 카슈끄지 암살 관여 혐의로 미국이 제재를 가한 인물이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암살하려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왕위를 놓고 경쟁하다 2017년 숙청된 한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의 최측근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보 당국의 최고 실세였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 편에 섰다 표적이 된 것이다.
알자브리는 자신이 캐나다로 망명하자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암살한 사우디군 신속대응팀 ‘타이거 스쿼드’를 보내 암살하려 했으나 캐나다 당국이 이를 저지해 목숨을 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캐나다 연방 경찰은 관련 혐의가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AP는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법원 결정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 국부펀드가 소유한 사우디 기업집단은 알자브리를 상대로 한 횡령 혐의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했다. 알자브리가 부패 혐의를 가리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사우디는 2020년 알자브리의 자녀 2명을 구금하고 알자브리의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법원의 결정은 외국 정부와 관리들에게는 강제력이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독재정권이나 권위주의 국가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를 고발하기 위해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은 지난달 중국 정부가 자신들을 불법적으로 감시했다며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야나 코로코프스카야 책임연구원은 “이들에게는 미국 법원이 자신을 박해하는 정부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고 AP에 말했다.
앞서 미국 법원은 카슈끄지 살해에 관여한 혐의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상대로 카슈끄지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법원은 당시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 총리로 임명돼 국가원수로서 면책 특권이 있다는 미국 국무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이 같이 결정했다. 다만 법원 결정과 무관하게 미 정보당국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절대적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며 그의 승인 없이 실인과 같은 작전이 수행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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