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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이고 산만한 트럼프, 입 거칠어지는 해리스... 대선 막판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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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州)에서 앞서고 있다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도 당은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가 충동적이고 산만한 메시지를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대통령)에게 패했던 2020년 대선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인 셈이다.
민주당에도 불안감이 없지 않다. ‘자유’ ‘미래’ ‘비전’ 등 긍정적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입은 거칠어지는 모습이다. 트럼프를 향해 최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파시스트’ ‘미치광이’ 등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위기감의 표출이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야 했다. 전쟁의 패배자”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책임을 젤렌스키 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선동했다”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횡설수설하고 혼란스러운 답변을 하던 중 바이든의 리더십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황당 발언’은 이뿐이 아니다. 16일에는 미국 민주주의의 최대 상처로 각인된,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사랑의 날”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는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에게는 총이 없었다. 의회까지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행진했다”며 폭도들을 두둔했다.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반(反)트럼프 진영을 ‘내부의 적’ ‘병든 사람들’ ‘좌파 광인들’로 규정했다. 트럼프는 ‘11월 5일 대선일에 혼란이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병력을 동원해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좌파 급진주의자로부터의 내부 위협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캠프는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을 바짝 경계하고 있다. 경합주 지지율 격차를 좁히거나, 오히려 앞서기도 하는 호재가 잇따르는데 스스로 역풍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2020년 대선 레이스 막판 때 바이든이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문제에 집중한 반면, 트럼프는 12개 이상의 다른 메시지를 냈음에도 유권자의 3%만 그의 발언을 기억했다는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트럼프 진영 일각에서 2020년의 재현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그동안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자”며 트럼프 직접 공격 발언을 자제했던 것과 달리, 최근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위스콘신주 유세에 나선 그는 ‘1월 6일은 사랑의 날’이라는 트럼프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인은 그의 가스라이팅에 지쳤다”고 맹비난했다. 또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한 대법원 결정과 관련해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 보라”며 유권자들에게 위기감을 불어넣었다.
14일 유세 때는 트럼프의 ‘내부의 적’ 언급 영상을 튼 뒤 “점점 더 불안하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트럼프의 건강 기록 미공개에 대해서도 “(본인이 대통령직에) 부적합하고 불안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미국 제도권 정치에선 상대방 비판 때도 잘 쓰지 않는 ‘파시스트’ 단어의 봉인도 해제했다. 트럼프가 인종적 분노, 두려움, 위기를 조장하는 선거운동을 강화하자, 해리스 역시 점잔을 떨 이유가 없어졌다. 해리스는 16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합참의장을 지낸 마크 밀리의 말을 빌려 트럼프를 “핵심적인 파시스트”라고 비난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럼프의 수사는 노골적으로 파시스트화됐다”고 거들었다.
해리스는 특히 ‘트럼프는 불안정하다’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수의 캠프 관계자는 “해리스를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트럼프를 불안정한 인물로, 해리스는 미국 안보를 강화할 리더로 묘사하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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