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걸 "'무도실무관' 성범죄자 역... 딸 둔 아빠로서 힘들었다"

'무도실무관' 악역 소화한 배우 이현걸
"액션신 촬영 중 머리 찢어지기도"

이현걸이 소감을 전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현걸이 넷플릭스 ‘무도실무관’ 출연 소감과 함께 극악무도한 악역을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을 고백했다.

이현걸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은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이현걸은 극악무도한 범죄자 강기중 역으로 출연했다.

극 중반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현걸은 등장과 동시에 극의 흐름을 휘어잡는다. 매서운 눈빛, 커다란 덩치 그리고 강렬한 액션신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현걸은 21일 소속사인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무도실무관’을 마친 소감은?

"이번 역할이 악역 중에 정말 나쁜 역할이었는데, 스태프와 감독님 배우들에게 촬영을 하는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너무나 좋은 환경 속에서 촬영을 해 나쁜 역할인데도 스태프들로부터 사랑을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또한 아동 성범죄자 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잘 봐주셔서 뿌듯한 감정이 든다."

-강기중 캐릭터를 구축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리서치를 할수록,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범죄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았다. 특히 딸을 가진 아빠로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는 대본을 보지 못하는 지점에까지 이르렀다. 결국에는 구체적으로 성범죄자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 자체에 표현되어 있는 악인의 모습 그 자체를 충실히 연기하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역할적으로는 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역할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많은 악인을 연기했었지만, 이번 작품이 배우 인생에서 가장 힘든 역할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도실무관’ 속 가장 기억에 남은 명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강기중이 출소하여 집 앞에 도착해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위해서 단역, 보조출연자분들까지 300명이 동원됐다. 극악 무도한 강기중의 사악함, 대중들의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 그때 함께 연기해 주신 단역, 보조 출연자분들이 대중들의 심리를 너무 열심히 표현해 주셔서 강기중이라는 인물의 사악함이 더 잘 표현된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서 그때 출연해 주신 보조출연자 단역 배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마지막 김우빈 배우와의 액션신이 인상적이다. 액션신을 찍을 때의 비하인드나 에피소드가 있나.

"싸움을 하다가 가게의 유리창이 깨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머리 위쪽에 붙어있던 유리 조각이 머리로 떨어지면서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액션 촬영의 첫째 날이었고 3일안에 찍어야 하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다친 것 보다는 빨리 치료를 받고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그 장면이 OK인지, NG인지가 제일 중요해서 컷이 난 후에 감독님께 OK컷인지 여쭤봤던 기억이 난다."

-‘무도실무관’ 촬영을 하면서 즐거웠던 일이 있었다면.

"메인빌런으로 참여하게 되어서 저에게는 너무나 뜻깊었다. 또한, 김우빈, 김성균 배우랑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작품을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위해서 벌크업을 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준비해야 했는데도 이 역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역할의 무거움 외에는 모든 준비 과정은 행복했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솔직히 가족과 함께 보는 것이 불편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시사회에서 무대인사를 드리는 것이 처음이어서 부모님을 초대하고 싶었지만, 역할 때문에 부모님을 시사회에 부를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

-강기중은 이현걸이라는 배우에게 어떤 캐릭터로 기억될 것 같나.

"지금까지 많은 악역을 해왔다. 키도 크고 얼굴이 날카롭고 체구가 있다보니까 악역을 유독 많이 하게 됐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의 악역 중에서 최고로 악인 중의 악인이었다. 또한 심적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관객들에게 배우 이현걸로서 각인 시켜줄 수 있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캐릭터가 된 것 같다.

-‘무도실무관’과 강기중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린다.

"우선 영화 ‘무도실무관’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저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서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아 뿌듯하다. 매 작품을 준비하면서 순간순간 최고의 에너지를 내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러한 저희 팀들의 좋은 시너지가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된 것 같아서 무척 기쁘다. 앞으로도 배우 이현걸로서 다채로운 역할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