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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됐던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되살아날까?”

입력
2024.10.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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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청구 조례 도의회 본회의 상정
통과시 계획 재논의 등 논란 전망

제주들불축제 중 오름 불놓기 행사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들불축제 중 오름 불놓기 행사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지역 대표축제인 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를 폐지하기로 한 것에 반발해 지역주민들이 기존 방식대로 축제를 개최하자며 발의한 주민청구 조례가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당 조례가 도의회를 최종 통과할 경우 내년 개최되는 제주들불축제 계획도 재논의가 불가피해지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주민청구로 발의된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가결했다.

조례안 원안에는 들불축제 주요 행사로 달집 태우기, 목초지 불놓기, 듬돌들기, 풍년 및 무사안녕 기원제 등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광위는 심의 과정에서 주요 행사로 달집 태우기와 오름 불놓기 등은 원래대로 명시하면서도, 행사 프로그램을 자치단체장이 산불경보 발령, 기상 악화 등 사정을 감안해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임의규정으로 수정했다.

오름 불놓기는 제주도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30만㎡를 태우는 행사로, 국내 최대 규모의 불 관련 축제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동해안 산불 여파와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존폐 논란이 이어져왔다. 산불 위험과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주시는 새로운 들불축제 방향을 찾기 위해 올해 축제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후 시는 숙의형 원탁회의 등을 거쳐 결국 오름 불놓기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는 오름에 직접 불을 놓는 방식 대신 빛과 조명 등을 이용해 축제의 의미인 불을 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시의 결정에 반발해 ‘오름 불놓기’를 되살리기 위해 주민 조례를 발의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수정 조례안은 이달 24일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처리된다. 오름 불놓기가 명시된 조례 개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내년 개최되는 제주들불축제 계획도 재논의가 불가피해지는 등 들불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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