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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자연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다... 이영수 개인전 선화랑에서 11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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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원혜경 대표) 에서는 지난 16일부터 11월 9일까지 이영수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 이영수는 원초적인 자연을 본인의 화폭 속에 지속적으로 담아오고 있다. 묵묵히 소멸과 탄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존재하는 자연의 생명성과 순수함은 시대와 환경을 초월한 보편적 진리와 가치를 지닌다. 작가에게 이것은 절대미감이자 언제나 즐거운 붓질을 허락하는 요인이 된다. 그의 화면에는 자연을 향한 탐미적 시선이 짙으며 찰나의 아름다움을 향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해낸 자연의 순간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그것을 통해 삶에 대한 성찰과 소중한 의미들을 일깨우고자 한다. 자연의 찰나를 통해 삶의 아름다운 절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뒤로한 생명의 유한함을 직시하게도 한다. 영원한 것이 아닌 유한하기에 그 순간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던져준다.
그 대표적인 소재로 잎사귀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은 작가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선택해온 상징적 소재이다. 이른 새벽 이슬로 형성된 물방울이 햇빛에 반사되며 드러내는 세계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초월적 아름다움과 순결함을 머금고 화면 속에서 마치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작가는 그 순간의 찰나를 포착하고 보존하려는 것이 그의 작업의 본질이다. 클로즈업된 영롱한 물방울 속에 또 하나의 세계가 투영되어 있다. 세상을 품은 작은 물방울은 결국 산화되어 사라질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엇보다 영롱하게 빛난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섬세한 묘사를 통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미술평론가 김윤섭은 “이영수의 그림은 ‘소우주를 품은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만화경 환영’이다”라고 평했다. 이는 작가의 작품이 관객에게 세상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잘 나타낸다.
이영수의 작품은 물방울 표면에 비친 풀잎의 존재감을 더욱 정밀하고 뚜렷하게 표현한 것에 반해 초록빛의 단색조가 화면에 전면성을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균일한 녹색의 톤 자체로 자연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배경이 되는 대상의 윤곽선을 흐리고 하나의 색톤으로 인식되도록 하여 사진과 같은 사실적인 느낌을 제거하고 좀더 회화성을 강조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그 위로 주변의 풍경을 오롯이 담아내는 물방울에 대한 좀더 치밀한 묘사를 통해 회화의 전면성과 더불어 자연의 존재에 대한 깊은 관심과 관찰, 그리고 작가의 애정과 열정이 투사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영수의 ‘Natural Image’ 시리즈 중 은행잎 소재의 그림 역시 자연이 전하는 삶의 지혜를 품고 있다. 특히 노란 은행잎이 빼곡하게 채워진 화면은 바라볼수록 생경하면서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캔버스 천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지만 한국화의 수간 채색 기법처럼 맑고 투명한 색감이 압권이다. 한 폭의 은행잎 그림은 수천수만 번의 붓질을 가미하여 완성되어졌다. 온 세상을 덮은 첫눈처럼 대지에, 길가에 내려앉은 노란 은행잎은 마음의 여유와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푸릇푸릇 생명력이 느껴졌던 싱그러운 초록빛 잎을 거쳐 무수히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삶을 노랗게 물든 은행잎에 투영하여 그 삶을 지탱해 온 생의 숭고함을 직시할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이영수 작가의 물방울 속 세계를 함께 경험하며, 그의 명상적인 작업 과정과 내면의 평화를 느껴보길 바란다. 또한, 이를 통해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고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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