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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 조지아 여당, 총선 승리… 친서방 야당은 '부정 선거' 반발

입력
2024.10.27 17:51
수정
2024.10.27 1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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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여당 '조지아의 꿈' 또 한 번 승리
최근 강화된 '친러시아' 기조 더 거세질 듯
야당 "왜곡된 선거"... 거리 시위 예고


26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총선 투표가 마무리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 용지를 살피고 있다. 트빌리시=AP 연합뉴스

26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총선 투표가 마무리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 용지를 살피고 있다. 트빌리시=AP 연합뉴스

옛 소련 국가 조지아에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친(親)러시아 성향의 현 집권 여당이 친서방인 야당 연합을 상대로 승리했다. 야당 연합은 정부·여당에 의해 선거가 조작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지아 언론 어젠다 등에 따르면 조지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10시쯤 발표한 총선 예비 결과를 통해 개표가 99.26% 진행된 상황에서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득표율 54.2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야당 연합 득표율은 37.44%로 집계됐다. 이로써 조지아의 꿈은 전체 150석 중 과반(75석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조지아 정부는 승리를 선언하며 "조지아는 다시 한 번 옳은 결정을 내렸다. 총선 결과는 조지아가 민주주의, 평화, 안정, 발전을 원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일리아 다르키아슈빌리 조지아 외무부 장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총선이 친러시아 대 친서방의 치열한 대결 구도에서 치러진 것을 감안할 때 총선 결과는 현 정권이 러시아 쪽으로 더 기울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 국가였던 조지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며 큰 틀에서 반(反)러시아를 보여왔으나, 러시아에 우호적인 여론 또한 상당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오히려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 안보에 이득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여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조지아의 꿈은 지난 7월 자국 내 외국 언론과 외국 시민단체 통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외국인 등록법'을 통과시키는 등 러시아를 본뜬 입법을 최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야당은 선거가 부정하게 치러졌기 때문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권자들에게 여당을 향해 표를 행사하라는 직·간접 압력이 행해졌고, 투표용지가 여러 장 제공되거나 부정선거 감시 인원을 투표소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식으로 정부가 적극적인 선거 왜곡을 시도했다고 야당들은 주장하고 있다. 야당 연합에 속한 '변화를 위한 연합'은 정부의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곧 조직할 계획이라고 조지아 언론 타불라는 전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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