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미국, 내년부터 중국 반도체·AI 분야 미 자본 투자 금지

입력
2024.10.29 07:09
수정
2024.10.29 18:26
1면
구독

재무부 최종 규칙… 반도체·양자컴퓨팅 포함
백악관 “중 군사 현대화 핵심 기술 발전 저지”
중국 “필요한 모든 조치... 단호히 반대” 반발

미국 정부가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최첨단 기술 관련 미국 자본의 대중국 투자를 통제하는 행정명령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최첨단 기술 관련 미국 자본의 대중국 투자를 통제하는 행정명령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자국 자본의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 등 첨단기술 관련 대(對)중국 투자를 금지한다. 중국 첨단산업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 견제책의 결정판이다. 중국 정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우려 국가 내 특정 국가안보 기술 및 제품 대상 미국 투자에 관한 행정명령 시행을 위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해당 규칙은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된다.

‘우려 국가’는 중국·홍콩·마카오로 규정됐다. 사실상 미국 자본의 최첨단 기술 분야 대중 투자 전면 통제가 규칙의 골자다. 통제 대상 분야는 반도체, 양자컴퓨팅, AI 등이다. 해당 분야 대중 투자를 진행하려는 미국 기업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신고해야 하며, 규제 권한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가진다. 규칙을 위반할 경우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민사 및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는 △특정 전자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특정 제조 또는 고급 패키징 도구 △특정 고급 집적회로의 설계나 제조 △집적 회로용 고급 패키징 기술 △슈퍼컴퓨터와 관련된 거래 등이 금지된다. 집적 회로 설계·제작이나 패키징 관련 거래의 경우 신고 의무가 부과된다.

양자컴퓨팅 분야는 △개발이나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 생산 △특정 양자 감지 플랫폼의 개발 또는 생산 △특정 양자 네트워크나 양자 통신 시스템 개발 또는 생산 등과 관련한 거래가 금지된다.

AI 분야에서는 특정 최종 용도로 사용되도록 설계되거나 의도된 모든 AI 시스템 개발 관련 거래가 금지된다.

예컨대 미국 투자 업체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업체 지분을 인수하거나 양자컴퓨팅 연구 시설 설립을 위해 중국 토지를 매입하는 것 등이 금지 대상이다. 첨단이 아닌 상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의 지분을 확보한 경우에는 재무부에 신고해야 한다.

폴 로젠 재무부 투자안보 담당 차관보는 “AI와 반도체, 양자 기술은 최첨단 암호 해독 컴퓨터 시스템이나 차세대 전투기 같은 차세대 군사, 감시, 정보, 특정 사이버 보안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종 규칙은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105호’에 대한 의견 수렴 및 부처 간 합의를 거쳐 도출된 것이다. 백악관은 “대통령령의 행정명령에 명시된 대로 최종 규칙은 미국에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을 초래하는 특정 기술 및 제품과 관련된 특정 거래에 미국인이 관여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통제 목적은 해당 기술을 활용한 중국의 군사 역량 강화 차단이다. 백악관은 “우려 국가들은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민감한 기술 및 제품 개발을 가속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특정 해외 투자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우려 국가, 즉 중국이 군사 현대화에 중요한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함으로써 미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최종 규칙은 미국 자본이 대상인 만큼 한국 업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된 뒤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에 교섭을 제기했고, 단호히 반대했다”며 합법적 권익 수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