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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노래 '아파트' 공개 비판한 말레이시아… "동양 문화 가치에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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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가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르며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 ‘아파트(APT.)’를 공개 비판했다. 자국 어린이들에게 서구의 부정적 가치관을 조장하는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말레이시아 공중보건부는 지난 25일 공식 페이스북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사진을 게재하며 “가사가 노골적으로 불건전한 생활 양식을 조장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로제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아파트’는 한국 술자리 놀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다.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닷새 만인 지난 23일 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넘겼고, 로제는 이 노래로 29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8위로 데뷔하며 K팝 여성 가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노래의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았다. ‘아파트’가 유혹의 장소로 사용되는데, 이는 동양의 문화적 가치관과 상충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얼굴에 키스하는 이모티콘을 보내지만, 실제로 네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거나 ‘아파트를 클럽으로 만들자’ ‘밤새 술 마시고 춤추자’ 등의 가사가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율법에 따라 음주를 엄격히 금지한다.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무슬림이다.
보건부는 “해당 노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주 소비돼 우리도 모르게 일상의 일부분이 된다는 게 걱정스럽다”며 “아이들이 의미를 알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가사를 외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부모, 교육자, 지역사회가 여과 없이 받아들여지는 서구 문화 영향에 신중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이 노래를 옹호하는 팬들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며 직접 노래 가사를 분석하고 판단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29일 오전까지 2,5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정부의 주장이 오히려 말레이시아 내에 ‘아파트’를 홍보해주는 꼴”이라거나 “또 다른 자극적 내용의 서양 노래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왜 해당 노래만 제동을 거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불똥이 튀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루노 마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공연을 했는데, 이 같은 행위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메시지로 여겨지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중동 전쟁 초기부터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1일 “전사이자 팔레스타인 주민 수호자인 (하마스 수장) 야히아 신와르를 사살한 이스라엘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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