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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의 베트남'... 한-베 우호의 상징 봉화에 'K베트남 밸리' 본궤도

입력
2024.11.04 17:00

내년초 콘텐츠 육성 용역 완료, 사업 발판
충효당 일원, 리왕조 유적·교류의 길 정비
베 관광객 활성화로 경북 북부 발전 견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베트남 교류협력 관계자들이 지난 6월 봉화군이 추진하는 K- 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대상지인 충효당 앞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봉화군 제공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베트남 교류협력 관계자들이 지난 6월 봉화군이 추진하는 K- 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대상지인 충효당 앞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봉화군 제공

'한국 속의 베트남'인 경북 봉화를 양국 교류의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내년부터 본궤도에 오른다.

4일 봉화군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봉성면 창평리 일대 부지 11만8,890㎡에 총 2,000억 원을 투입해 베트남 독립왕조인 리 왕조 유적지와 교류의 길, 한-베 역사문화 콘텐츠 체험관, 공연장, 연수·숙박시설,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등 'K-베트남 밸리'를 조성한다.

봉화군, 'K-베트남 밸리' 본격화

봉화의 창평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왕조 후손의 흔적이 남아 있는 마을이다. 봉화군은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지인 충효당을 중심으로 한-베 우호증진 및 교류와 국내 베트남 이주배경인들의 교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효당이 있는 역사지구에는 충효당 유적지 정비와 함께 리 태조 동상 등 역사적 시설들을 조성한다.

문화교육지구에는 한-베 역사문화 콘텐츠 체험관,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호수공원, 수상공연장, 연수·숙박시설, 상업시설 등을 꾸미고, 휴양지구에는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다랑이논 체험장, 연꽃 모양의 게스트하우스, 사당 및 정원이 만들어진다. 교류의 길에는 탐방로, 수변정원, 연꽃공원, 인도교 등이 세워진다.

군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관심과 지원으로 K-베트남 밸리가 조성되면 지방인구 소멸위기에 직면한 경북북부지역의 베트남 관련 관광 활성화와 생활인구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봉화군은 이를 토대로 경북도와 공동으로 K-베트남 밸리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은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 신규사업으로 K-베트남 밸린 콘텐츠 육성 용역비 4억 원을 확보해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봉화송이축제 기간에는 베트남 리 왕조의 본류지역인 박닌성 뜨선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사업추진에 상호협력키로 했고, 같은해 11월에는 경북도와 박닌성과의 우호협약 체결과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의 면담을 통해 베트남 정부 차원의 협조도 약속받았다.

한-베 정부도 사업성 평가, 지원 약속

우리 정부의 지원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대상지인 '베트남 리왕조 유적지 충효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업성을 높이 평가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봉화군은 드라마·영화 제작 등 관련 문화 콘텐츠 개발에 나서는 한편 학생 문화 예술 교류 등 다방면에서 양국간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도 긍정적이다. 베트남 팜민찐 총리는 지난 7월 서울에서 베트남 국가 관광청 주관으로 열린 '한-베 관광활성화 및 문화 협력 포럼'에서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K-베트남 밸리에 리 태조 동상을 건립해달라"는 박현국 봉화군수의 요청에 "좋은 생각"이라며 검토키로 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최대 관광도시인 다낭시 당서기 일행이 봉화를 방문하는 등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봉화군은 고려시대부터 베트남 왕족과 이어져 온 유구한 역사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국내 유일의 도시이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대상지인 창평리 일원은 베트남 왕족 출신 화산 이씨의 7대 손인 이장발(1574~1592)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충효당이 터를 잡고 있다. 고려시대 귀화한 베트남 리왕조의 왕자이자 화산 이씨의 시조인 이용상의 후손인 이장발은 임진왜란 당시 18세의 어린 나이에 홀어머니를 두고 전장에 뛰어들어 장렬히 전사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한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30년을 위한 핵심사업인 'K-베트남 밸리'는 양국의 소통과 화합의 공간"이라며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일원에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조감도. 봉화군 제공

경북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일원에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조감도. 봉화군 제공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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