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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인분 노쇼 논란' 정선군청 측 "피해 음식점과 합의"

입력
2024.11.01 08:53
수정
2024.11.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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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공무원 27명, 1박 2일 워크숍
부서 관계자 "노쇼 사실 뒤늦게 알아"
"여러 음식점 예약, 업계 관례라더라"

지난달 2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공무원 40명이 노쇼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음식점 업주는 미리 테이블을 세팅해뒀으나, 노쇼로 인해 식당이 텅 비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지난달 2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공무원 40명이 노쇼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음식점 업주는 미리 테이블을 세팅해뒀으나, 노쇼로 인해 식당이 텅 비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고깃집에 40인분 예약을 해놓고 노쇼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강원 정선군청 측이 컨설팅 업체의 실수로 노쇼(no-show·예약 후 오지 않는 행위)가 발생했다며 피해를 본 고깃집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31일 정선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정선군청 공무원 고깃집 40인분 노쇼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업체, 여러 개 음식점 예약… 취소 누락"

글 작성자는 정선군청에서 워크숍을 떠났던 부서 관계자로 추정된다. 작성자는 글을 올렸을 당시 소속과 직급을 밝혔으나 이후 글을 일부 수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분을 지웠다.

글에 따르면 군청 건설 분야 공무원 27명은 지난달 28, 29일 서울로 1박 2일 워크숍을 떠났다. 강사 섭외, 숙소, 이동 등 워크숍 일정 전반은 교육 컨설팅 업체가 위탁을 받아 관리했다.

노쇼 피해를 본 고깃집은 교육 컨설팅 업체에서 20일 전 임의로 선정한 음식점 중 하나였다. 작성자 A씨는 "(업체에서) 통상 몇 개의 음식점을 예약하는 것이 업계 관례라고 설명했다"며 "(저희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저녁식사 비용이 자비로 충당되고 (저녁 식사할 음식점을) 모처의 한 음식점으로 정했다는 사실을 컨설팅 업체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군청 관계자들은 군청 당직실로부터 '고깃집 예약 노쇼' 민원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뒤에야 노쇼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경위를 확인한 결과 컨설팅 업체의 실수로 예약 취소가 누락됐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가 사전에 여러 음식점을 예약했고 군청 관계자들이 한 곳을 골랐는데, 나머지 음식점 중 한 곳에 업체가 취소 의향을 통보하지 않아 의도치 않게 노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교육 컨설팅 업체, 모든 실수 인정"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고깃집이 노쇼로 인해 텅 비어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고깃집이 노쇼로 인해 텅 비어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그러면서 "예약 신청 주체가 누구냐를 떠나서, 공공기관과 그 소속 구성원들은 신뢰성 등으로부터 무한 책임이 부여된다"며 "이를 해결하고자 중재하는 과정에서 금액 등 서로 간 이견이 존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종적으로 교육 컨설팅 업체에서 모든 실수 등을 인정하고, 해당 고깃집 주인분과 30일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글 말미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본 사안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그러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사실과 상이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횡행하고 있고, 이를 확대 재생산해 언급하는 행위들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적었다가 이 내용을 삭제했다.

이번 노쇼 논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가 지난달 2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게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B씨는 "공무원 40명 예약을 받고 준비해 놓았는데, 노쇼를 당했다"며 "예약한 시간이 돼도 아무도 오지 않아 예약자에게 전화했더니 '예약한 적 없고 이미 다른 곳에서 식사 중이다'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녹음파일을 들려주니 그때야 죄송하다고, 예약한 것을 깜빡했다고 한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다.

B씨는 "오늘 하루 장사 망했다. (손님들이) 여기 항상 예약한 뒤 방문해 굳이 확인 전화 안 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 B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정선군청 홈페이지엔 공무원들을 비판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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