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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부정거래 조사 박차 가하는 금감원... 최윤범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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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2조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에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법성이 확인될 경우 의사결정 과정 꼭대기에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려아연 유상증자 부정거래 의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결정 시점이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미리 유상증자 계획을 세워 두고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한 것이라면 중대한 사항이 공개매수신고서에 빠진 셈이 되고, 이는 부정거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을 열어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신속한 처리를 위해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이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고려아연 유상증자증권신고서에 정정 요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정보고서 제출 일정 등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연내 이뤄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는데, 4영업일 뒤인 30일 갑자기 발행주식의 20% 수준을 신규로 발행해 2조5,00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증권신고서에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한 터라 사실상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면 부정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문제 제기 직후 "실사 날짜를 착각해 잘못 기재한 것"이라며 "유상증자 검토는 23일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이후"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4영업일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부터 공시까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보통은 1, 2개월이 걸리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결정 과정에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최 회장이 큰 영향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에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 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에 검사를 나가 관련 내용을 제출받는 등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자료 분석을 통해 각 결정 및 시행의 '타임 라인'을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다. 만약 이번 사안이 부정거래로 밝혀진다면 이를 방조한 미래에셋증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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