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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서 윗돌 괸' 공수처 인사… 채 상병 수사팀 부담 덜어줘

입력
2024.11.04 12:30
수정
2024.11.04 14: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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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환 수사3부장·차정현 수사4부장
평검사도 이동시켜 수사4부 등 충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동운 처장 취임 후 첫 전보인사를 4일 단행했다. 구성원 이탈로 인한 공석이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남은 인력을 재배치해 어수선한 조직을 재정비하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 주요 수사에 집중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오 처장은 이날 검사 및 수사관 전보인사를 발표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에 대해 차질 없는 수사를 하기 위해 제한된 인력 여건에서 효율적 인력 재배치를 했다"면서 "수적천석(水滴穿石·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자세로 수사에 임해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수처 부장검사 보직은 인권수사정책관, 수사기획관, 수사1~4부 부장검사 등 6개가 있지만 차정현 수사기획관, 송창진 수사2부 부장검사,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의 자리를 제외하면 공석이다. 송 부장검사 역시 최근 사의를 표명해, 공수처는 수사4부를 제외한 모든 수사 부서가 부장검사 없이 운영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인사로 이 부장검사는 수사3부 부장검사로, 차 부장검사는 수사4부 부장검사로 연쇄 이동해 빈자리를 채운다. 직접 수사 부서가 아닌 인권수사정책관실과 수사기획관실은 당분간 이재승 차장이 직접 지휘한다. 차 부장검사가 지휘해온 수사기획관실은 국회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는데, 국정감사가 종료된 점을 감안해 일시적으로 부장검사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평검사들도 함께 이동한다. 평검사 4명으로 구성된 수사3부를 제외하면 모든 수사 부서가 검사가 없거나 1명만 배치돼 인력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일단 주요 수사가 배당된 수사3부와 수사4부에 화력을 집중하는 응급처치를 했다. 수사3부 소속 송영선·최문정 검사와 수사기획관실 소속 김지윤 검사가 수사4부로 이동해 빈자리를 채우고, 수사4부 소속 박상현 검사는 이 부장검사와 함께 수사3부로 옮겼다. 결과적으로 수사 3부와 수사4부에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명이 분배됐다.

이번 인사로 채 상병 사건 수사팀은 다소 부담을 덜게 됐다. 기존에 사건을 맡아 온 이 부장검사와 차 부장검사, 박 검사가 수사를 이어가지만, 차 부장검사가 수사기획관직을 내려놓게 됐고 박 검사 혼자 수사4부 사건을 모두 맡는 상황을 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검사 외 수사3부 검사 2명도 추가로 수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른 주요 사건들도 업무 부담을 고려해 재배당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인사도 공수처 검사 정원 25명 중 15명만 남은 상황에서 인사 '돌려막기'에 불과해, 인력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았다. 수사1·2부엔 최근 임명된 권숙현 수사2부 검사를 제외하면 검사가 아무도 없다. 공수처는 인사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신임 부장검사 1명, 평검사 2명 및 12월 중 신규충원 예정인 수사관 4명 등 추가 인사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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