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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 품은 IPTV 셋톱박스, 거실의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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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유료 방송 시장이 위기에 몰렸는데 통신사 사업 중 하나인 인터넷(IP)TV가 생존 전략으로 수신 장비인 셋톱박스의 기능 강화에 나섰다. 기기 자체로 인공지능(AI) 연산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갖추고 집 안에서 쓸모 있는 가전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KT 미디어사업부문은 5일 서울 동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추가한 '지니TV 셋톱박스 4'를 꺼내놓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8K 초고화질(UHD) 칩셋을 심은 걸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8K는 가로 해상도가 약 8,000픽셀에 이른다는 뜻으로 통상 4K보다 화질이 네 배 더 좋다. KT는 8K 화질 콘텐츠를 온전히 제공할 뿐 아니라 4K 등 더 낮은 화질의 TV에서도 AI의 화면 최적화로 더 또렷한 화면을 제공하게 된다고 밝혔다.
신형 셋톱박스엔 조도센서와 마이크 4개를 탑재해 주변을 알아차리고 자동으로 움직이는 편의 기능도 추가했다. 빈 방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TV가 켜지게 하거나 들어오는 빛과 소음의 양에 따라 화면 밝기·음량을 알아서 제어한다. '스마트홈 허브' 기능을 추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 등을 셋톱박스와 자동 연결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초 도입을 예고했던 원하는 출연자의 화면만 골라볼 수 있는 'AI 골라보기'도 새 제품부터 본격 적용한다.
앞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포함된 셋톱박스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공개했다. 추가 기능을 더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도 비슷하다. SK브로드밴드가 9월 공개한 'AI 4 비전'은 셋톱박스에 카메라를 달아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가 7월에 공개한 셋톱박스 '사운드바 블랙2'는 영화관 수준의 입체 음향 기술과 AI를 결합해 최적화한 음향을 제공한다.
IPTV 사업 주체인 통신사가 셋톱박스 강화에 나선 것은 OTT와 디지털 스마트TV 공급 확대로 기존 유료방송의 중요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23년 하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는 감소했고 지속 성장하던 IPTV 가입자 성장률도 0.5%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IPTV 업계로서는 영상 콘텐츠 공급자를 넘어 AI와 가전 기능으로 셋톱박스의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성이 커졌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 부문장은 "유료 방송 시장과 함께 특히 광고와 홈쇼핑 기업들이 크게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IPTV가) 셋톱박스에 새로운 기능을 넣으면 이용 시간도 늘고, 결국 새로운 광고 시장이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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