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김대중 내란음모 허위자백 보도' 소송 패소 확정

한겨레에 손배소 제기... 최종 기각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3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허위자백' 관련 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당시 허위 진술을 했다는 기사를 쓴 한겨레신문 소속 기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심 전 의원이 한겨레와 소속 기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8일 확정했다.

심 전 의원은 "2004년, 2005년, 2018년에 한겨레 및 주간지 한겨레21에 게재된 기사 3건에 허위 사실이 기재돼 자신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가 침해되고 있다"면서 2018년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기사들은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심 전 의원이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중 군검찰의 구타 등을 못 이겨 허위 진술을 했고,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고발하면서 해당 내용을 바로잡는 진술서를 썼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이란, 1980년 신군부가 전국으로 계엄령을 확대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지지세력 24명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한 사건이다.

1심 재판부는 심 전 의원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기사의 대부분은 원고가 직접 작성한 진술서에 기재돼 있는 내용이거나 진술서의 기재 내용 및 사건과 관련한 정황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기사가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도의 공익성을 참작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심 전 의원이 당시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과 지시를 받았음을 시인했다는 부분은 명백한 허위사실 적시"라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언론 보도의 진실성이란 전체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라면서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해서 보도가 진실하지 않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심 전 의원이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한 공적 인물인 데다가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이라는 공공적 의미를 가진 사안에 대한 기사인 점을 들어 명예훼손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도 수긍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