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국가가 안 하니 시민이 한다"··· 친일 재산 환수 나선 충북 시민단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가 친일파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기 위한 시민 운동에 나섰다.
충북도내 2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충북지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연대)는 6일 “지역 언론 등이 파악한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오는 20일 법무부에 국가귀속신청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충북시민연대는 오는 18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국가귀속신청서 접수를 위한 시민 서명을 받는다. 이 운동에는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충북인뉴스, 신규식선생순국100주년기념사업회, 법률사무소 온리 이성구변호사 등이 동참했다.
환수 대상 재산은 친일파 민영휘(1852~1935)와 최연국(1886~1951)의 후손들이 소유한 충북 청주시, 강원도 춘천시, 경남 사천시 일원의 토지다. 합쳐서 약 20만 ㎡로, 땅값은 공시지가로 40억원이 넘는다.
민영휘는 한일 병합에 기여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자작 직위와 은사금(일왕 하사금)을 받은 대표적 친일파다. 그는 관직에 있을 때 수탈한 재산으로 일제강점기 최고 부를 쌓았으며, 후손에게 엄청난 부동산을 물려줬다.
이번에 환수할 재산은 청주시 상당구 상당산성 내 땅 1만 8,400㎡와 강원도 춘천시 동면 임야 19만 6,400㎡이다. 청주 땅은 민영휘의 첩 안유풍(사망)과 둘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 명의로 파악됐다. 춘천 땅은 민영휘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후손 20여명 소유로 되어 있다.
최연국도 조선총독부 경남도평의원과 중추원참의를 지낸 친일파다. 최연국 일가의 환수 대상 토지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의 토지 3,954㎡다. 이 땅은 단종 태실이 있던 곳인데, 일제가 태실을 파낸 뒤 최연국에게 매각했고 최연국이 사망하자 후손들이 무덤을 썼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에 친일파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민영휘와 최연국이 후손에게 물려준 토지는 지역 언론 충북인뉴스의 집요한 추적으로 확인됐다.
친일재산 환수는 2005년 제정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에 따라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맡았다. 조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조사를 진행, 친일파 168명이 후손에게 증여한 2,359필지, 1,113만㎡(공시지가 2010년 기준 959억원, 시가 2,106억원)을 환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조사위원회 활동 종료로 친일재산 환수 업무는 법무부로 이관됐다. 이후 지난 14년 동안 법무부가 친일파 재산을 국가에 환수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친일 재산을 추적한 충북인뉴스 김남균 편집국장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니 시민들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었다”며 “친일재산귀속법을 개정, 조사위원회를 재가동해야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재산을 귀속시키고 역사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