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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독도함을 '무인기' 공격기지로... 바다에서 더 빠르고 더 멀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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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경북 포항시 인근 해상. 해군 대형수송함 독도함의 비행갑판(배 위의 활주로)에서 고정익 무인기가 이륙하자 200여 명의 참관단 사이에선 환호와 감탄이 뒤섞였다. 약 200m 길이 활주로의 절반도 달리지 않고 이륙에 성공하면서다. 비록 우리 기업이 아닌 미 GA(General Atomics)사가 제작 중인 ‘모하비(Mojave)’의 시제기를 날린 이륙 전투실험이었지만, 해군은 이를 통해 ‘더 빠르고 멀리 볼 수 있는’ 무인기 도입, 그리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항모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그간 해군이 수직 이착륙 무인기를 운용한 적은 있지만, 고정익 무인기를 비행갑판이 있는 대형 함정에서 이륙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독도함에서 만난 해군 관계자는 “회전익 무인기에 비해 고정익은 작전 반경이 크게 넓어진다”며 “이는 폭넓은 해상 작전을 벌일 수 있어 전시에선 북한 구역에서 정찰과 타격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이번 실험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전 등 현대 전투에서 ①쥐도 새도 모르게 ②빠르고 민첩하게 투입되어 ③정찰과 타격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무인기 위력이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실험으로 회전익 무인기에 비해 빠른 속력과 넓은 활동 범위를 가진 고정익 무인기 도입은 물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항모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게 됐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군 입장에서 이날 전투실험은 모험이었다. 독도함에서 모하비를 이륙시키는 건 가능하지만, 더 넓은 활주로가 필요한 착륙을 실험할 순 없는 환경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부품을 격납고로 들여와 일주일간 배 안에서 조립한 뒤, 이날 항공기 이송용 엘리베이터를 태워 비행갑판으로 올려 실험했다. 평상시 군용 헬기를 올리고 내리는 데 쓰였던 엘리베이터도 날개 폭 16m, 길이 9m의 모하비를 옮기기 빠듯한 크기였다. 현장에서 조립 및 조종을 책임진 GA사 관계자들은 모하비의 앞부분에 장착한 약 1m 길이 안테나 형태의 ‘피토튜브(Pitot tube 계측 센서)’를 격납고에선 떼어냈다가, 비행갑판에 올린 뒤 다시 장착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엄밀히 말해 독도함은 모하비를 운용하기엔 작은 규모라는 얘기다.
갑판에서 이륙한 무인기는 1시간가량 독도함, 해군항공사령부와 통신을 유지하며 동해 상공을 비행한 뒤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활주로에 착륙했다. 그사이 모하비 통제권은 독도함에서 해군항공사령부로 전환됐다. 해군항공사령부는 통제권을 인계 받은 뒤 육상 활주로에서 이착륙 실험을 추가로 진행해 성공했다.
이번 실험 성공 여부는 우리뿐 아니라 동맹국들에도 관심사였다. 우리 군과 연구기관 관계자들 외에 주한 미 해군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 날아온 육군 관계자들도 참관했다. GA 측에서는 모하비가 “미 육군의 ‘그레이 이글’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제 공동 개발과 효율적인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한화 계열 방산기업 등이 GA의 파트너사로 협력한다.
다만 실전 운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실험을 토대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작전개념을 수립할지가 관건이다. 도입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현장을 찾은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이번 전투실험을 통해 무인 전력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미래 전장환경 변화와 병력감소 등에 대비해 다양한 무인 전력을 조기에 도입·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입 시기와 비용도 문제다. 모하비 시제품 개발 완료까지 4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우리 군이 소요를 제기해 도입하기까지 5년 정도 걸린다는 점에 비춰 2030년은 돼야 모하비 완제품을 도입할 수 있다. 도입 비용은 대당 3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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