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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나도 기뻐하지 못하는 한전...전기 팔아도 남는 게 없는 '밑 빠진 독'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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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원대의 총부채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3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것으로 13일 집계됐다. 그러나 자회사 실적을 뺀 별도 기준으로 7,7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기요금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이날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3,9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6조1,034억 원으로 6.7% 증가했으며 영업비용은 1.0% 줄어든 22조7,073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5.6% 증가한 1조8,797억 원이었다.
이로써 올해 3분기까지 쌓인 영업이익은 5조9,457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조3,991억 원 증가한 규모다. 한전 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23년 세 차례 요금 인상에 따른 전기 판매 수익 증가와 연료 가격 안정화로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판매단가가 6.9% 상승하면서 4조9,430억 원의 전기 판매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전은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7,7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2분기(928억 원)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3분기 전기 판매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5조4,750억 원 증가했지만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전력 구입 비용은 6조1,513억 원으로 더 크게 늘어났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확대된 이유는 킬로와트시(kWh)당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 따라 전력 구입 비용 상승분이 매출액 상승분보다 커져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역대 최고 폭염을 기록했던 올여름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8월 SMP는 145.86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간 4조 원 넘게 내야 하는 이자 비용과 고환율 등도 영업손실에 함께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회사를 제외하고 전력 판매 회사인 한전만의 재무 상황만 놓고 보면 전기를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인 것이다.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적자는 37조7,000억 원이며 상반기까지 이자 비용으로 2조2,841억 원을 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흑자가 났다고 해도 그동안 쌓인 적자를 해소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을 막으려면 총부채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기 요금의 단계적 정상화와 더불어 전력 구입비 절감 등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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