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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다리가 '후들'… 포항 스페이스워크, 방문객 300만 명 코앞

입력
2024.11.20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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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인데도 걸어볼 수 있어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에 인기
기존 독일 작품보다 규모 더 커
포스코 고품질 철강재 쓴 덕분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에 설치한 조형물 '스페이스워크'를 찾은 관광객들이 작품 위에 올라가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에 설치한 조형물 '스페이스워크'를 찾은 관광객들이 작품 위에 올라가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스코가 만들어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설치한 롤러코스터 형태의 조형물 '스페이스워크(Space Walk)'가 20일 개장 3년을 맞았다.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졌지만 아파트 9층 높이 철제 계단을 걷다 보면 웬만한 놀이기구 못지않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스페이스워크는 올 연말까지 방문객 300만 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워크는 포스코가 117억 원을 들여 제작해 포항시에 기부한 조형물이다. 2년 7개월의 공사 끝에 지난 2021년 11월 20일 정식 개장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2년 10월 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듬해 10월에는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한 해 100만 명 이상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관광자원에 수여하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등 포항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박강혁 포항시 공원과장은 “올 연말 300만 명은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해변 노상주차장을 50대 추가하고 화장실도 2곳 추가하는 등 편의시설을 늘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에 설치한 롤러코스터 형태의 조형물 스페이스워크(Space Walk)와 주변 풍광 모습. 포항시 제공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에 설치한 롤러코스터 형태의 조형물 스페이스워크(Space Walk)와 주변 풍광 모습. 포항시 제공

스페이스워크의 인기는 설계 때부터 예상됐다. 설치미술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독일의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 부부가 디자인했고, 10년 전 이들 부부가 독일 뒤스부르크에 설치해 관광명소가 된 조형물 ‘타이거 앤드 터틀 매직 마운틴’를 본 떠 만들었기 때문이다. 포항 스페이스워크는 뒤스부르크의 조형물보다 길이가 113m나 더 긴 333m이고, 높이는 7m 더 높아 25m다. 뒤스부르크는 내륙지방이지만, 스페이스워크가 자리한 포항 환호공원은 해발 약 50m의 바닷가 언덕으로 훨씬 높은 곳에 있어 영일만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항에 독일에서보다 더 크게 지을 수 있었던 건 세계적인 철강회사 포스코가 생산하는 고품질 철강재 덕분. 포스코는 초속 67m의 강풍과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자사 제품 중 가장 장력이 뛰어나고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와 강관을 사용했다. 또 해안가에 설치해 염분에 빠르게 부식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 특수도장으로 마감했다.

포항 스페이스워크(Space Walk)는 규모 6.5의 지진과 초속 67m의 강풍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포스코 제공

포항 스페이스워크(Space Walk)는 규모 6.5의 지진과 초속 67m의 강풍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포스코 제공

스페이스워크 덕에 인근 관광지도 활성화되고 있다. 스페이스워크가 위치한 환호공원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포항 영일만 바다를 중심으로 지정한 영일만관광특구의 중심지로, 국제불빛축제가 열리는 인근 영일대해수욕장, 포항의 특산물인 물회 식당이 몰려 있는 설머리물회지구 상권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 역사·홍보관 ‘Park1538’, 포항 12경(景)으로 꼽히는 포항제철소 경관조명 등도 스페이스워크와 연계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양병호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은 “포항 스페이스워크는 디자인부터 제작, 준공 등 포스코와 포항시가 기획부터 준공까지 협력해 만든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상생하고 협력해 나갈 것으로 포스코의 역량과 기술력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포항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와 포항 영일만 바다 모습.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와 포항 영일만 바다 모습. 포항시 제공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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