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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통합 합의… 34년 숙원 '전남권 국립 의대 신설' 풀리나

입력
2024.11.17 14:10
수정
2024.11.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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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교육부에 통합 신청서 제출
통합 대학 명의 의대 정원 배정
전남도 "양 지역 병원 설립 지원"

이병운 순천대 총장(왼쪽)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15일 두 대학 간 통합 추진 원칙 및 단계별 이행안 등에 합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병운 순천대 총장(왼쪽)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15일 두 대학 간 통합 추진 원칙 및 단계별 이행안 등에 합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 목포대와 국립 순천대가 두 대학을 통합하고 통합 대학 명의로 의과 대학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전남도민의 34년 숙원인 '국립 의과 대학 신설'을 위해 두 대학이 하나로 합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전남권 국립 의과 대학 유치를 위한 두 대학 간 통합 추진 원칙과 단계별 이행안 등에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두 대학은 의과 대학 설립을 위한 공모를 추진 중인 전남도에 대학 통합 합의서를 제출했다.

두 대학은 이번 합의를 통해 동등한 조건으로 대학을 통합하고 의과 대학을 설치해 전남 동·서부 주민 모두에 의료 기본권을 보장하는 의료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두 대학은 또 2026년 3월 통합 대학 출범을 목표로 12월까지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2026학년도 의과 대학 정원은 통합 대학 명의로 배정받기로 했다. 양측은 의대 신설이 확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양 지역에 대학 병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들은 이를 위해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학 통합, 통합 의대 설립 절차를 준비할 방침이다. 두 대학은 "이번 합의는 전남 동·서부 간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소멸 위기 극복, 의료 복지 향상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후 의대를 어느 캠퍼스에 설치할지, 신설될 두 병원에 진료과목을 어떻게 나눌지, 총장과 단과대학(장)은 어떻게 배분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동추진위 논의와 양 대학 구성원 의견 수렴 후 교육부에 제출할 통합신청서에 담길 예정이다.

병원은 목포·순천 모두 설립... 의대 어느 캠퍼스에 둘지는 미정

전국에서 의대가 없는 유일한 지역인 전남도는 1990년 10월부터 목포대에 의대 정원을 배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등 지금껏 국립 의과 대학 유치를 염원해 왔다. 이 과정에 의과 대학을 목포(서부권)에 둘 것이냐, 순천(동부권)에 둘 것이냐를 두고 지역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3월 전남도 민생토론회 당시 "국립 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순천과 목포는 의대 유치를 놓고 극한 경쟁을 벌였다. "전남 도민의 갈망을 갈등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전남도는 두 대학의 통합 합의와 통합 의대 설립 추진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동·서부 양 지역의 병원 설립 등 의료 인프라 구축과 의료 복지 확충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양 대학 통합 합의는 30년 넘게 이어진 도민의 간절한 국립 의과 대학 설립 염원을 확실히 실현시켜 줄 것"이라며 "모든 도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안인 통합 의대를 신속하게 정부에 추천하고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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