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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해외서 '이산화탄소 290만톤 분량' 메탄 배출

입력
2024.11.17 14:10
수정
2024.11.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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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메탄 배출 많아
"공기업이 선도적으로 메탄 감축 투자해야"

기후솔루션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1년 동안 이산화탄소 290만 톤의 메탄을 배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가운데 95%가량은 이라크, 카자흐스탄, 호주 등 8개 국가에 집중됐다. 기후솔루션

기후솔루션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1년 동안 이산화탄소 290만 톤의 메탄을 배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가운데 95%가량은 이라크, 카자흐스탄, 호주 등 8개 국가에 집중됐다. 기후솔루션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연간 이산화탄소 300만 톤에 맞먹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메탄을 배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부터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메탄 감축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이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기후단체인 기후솔루션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 기준 한국 기업의 해외 석유·가스 자산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양이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290만 톤이라고 밝혔다. 국내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량의 45%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환산량은 온실가스가 일으키는 지구온난화 효과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해당 온실가스의 지구온난화지수와 배출량을 곱해서 계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 석유·가스 사업을 하면서 메탄을 배출하는 주요 기업은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민간기업인 SK어스온과 SK이노베이션 E&S, 포스코인터내셔널, GS에너지 등이다. 이들 기업이 최근 5년간(2019~2023년) 해외에서 배출한 메탄의 약 95%는 이라크, 카자흐스탄, 호주,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캐나다 등 8개국에 집중됐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의 해외 자산 메탄 배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민간기업보다 공기업 자산에서 배출되는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이라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생산하는 석유·가스 비중은 전체의 62% 수준이지만 배출하는 메탄 비중은 85% 규모"라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공기업이 오히려 더 많은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국제 사회가 메탄 배출 규제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에 보다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실제 12일 열린 '메탄 등 비이산화탄소(Non CO2) 온실가스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연간 2만5,000톤 이상의 메탄을 배출하는 석유·가스 시설에 폐기물 배출 요금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메탄 수입 규제' 정책을 의결하고 2030년부터 유럽으로 수입되는 화석연료가 지나치게 많은 메탄을 배출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악셀 레무스 기후솔루션 메탄팀 연구원은 "석유·가스 시설에서 보고된 메탄 배출량은 실제보다 상당히 축소되는 경우가 많아 해외에선 메탄 감지 위성까지 동원하고 있다"며 "한국도 자체 위성을 활용해 메탄 데이터를 확인하고 배출 문제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같은 공기업이 선도적으로 메탄 감축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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