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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돌풍의 팀' 한국가스공사 수비의 핵 정성우 "3가드 약점? 외곽 압박으로 원천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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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농구 1라운드의 주인공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였다. 지난 시즌 7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던 한국가스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도 중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반전됐다. 한국가스공사는 개막전 창원 LG전에 석패(67-70)했지만, 이후 7연승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앞 선의 ‘3가드(샘 조세프 벨란겔-김낙현-정성우)’의 거친 압박과 올 시즌 판정 특징인 ‘하드 콜(몸싸움에 관대한 심판 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비를 앞세워 18일 현재 2위에 올라 있다. 한국가스공사 수비의 핵심 정성우를 10일 대구체육관에서 만났다.
“저희가 하드 콜 준비를 제일 잘한 것 같아요.” 정성우의 어조에는 강한 자부심이 묻어있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60점대 실점(67.5점)을 기록 중인 만큼 자신감을 갖는 건 당연했다. 정성우는 “시즌 전 (강혁) 감독님이 하드 콜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계속 말씀하셨다”며 올 시즌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강 감독이 빼든 또 다른 카드인 3가드 시스템은 현역시절 본인이 몸담았던 삼성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당시 삼성은 강 감독과 함께 이상민 이정석 이시준 등이 포진해 ‘가드 왕국’으로 불렸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정성우는 “당시 삼성 가드들은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지만, 우리는 먼저 수비에 치중한 뒤 공격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설명에서는 그가 이 시스템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드러났다. 정성우는 “3가드는 골대와 가까운 쪽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했을 때 단점이 부각되기 때문에 우리는 애초부터 상대가 포스트에 볼을 넣기 힘들 정도로 외곽에서 타이트하게 압박을 가한다”며 “또 안쪽으로 어렵게 볼을 넣어줘도 이미 공격 제한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 나오게끔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그 중심에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사실 수비 도중 상대 스크린이 왔을 때 4번 선수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대헌이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동료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한국가스공사에 합류한 정성우에게 지난 5일 펼친 친정팀(수원 KT)과의 첫 맞대결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17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4쿼터에 뒤집으며 극적인 역전승(82-74)을 거뒀다. 그는 “경기 내내 계속 이길 수 있다고 동료들을 독려했다”며 “키플레이어인 (허)훈이도 사람인지라 엄청난 활동량을 40분 내내 유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전반에 점수를 주더라도 후반에 무조건 기회가 온다’고 얘기했는데, 이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한 뒤 웃었다.
수비에 많은 에너지를 쏟다 보니 KT 시절 8~9점을 기록했던 평균 득점은 올 시즌 5.3점으로 줄었다. 그러나 정성우는 전혀 아쉬운 기색이 없었다. 그는 “기록이 프로 선수 연봉과 직결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의 강점을 인정해주는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경기 사진을 보면 호흡이 차서 항상 입을 벌리고 있는데, 이를 보는 순간마저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돌풍의 팀’으로 급부상한 한국가스공사지만, 최근엔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주 DB에 2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찾아온 첫 번째 고비다. 그러나 정성우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연승을 하면서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단,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1차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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