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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대담 하나로 KBS 사장 자리 왔겠냐"는 박장범 "디올 파우치는 팩트"

입력
2024.11.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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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 ]
"파우치는 팩트, 상품명" 거듭 강조, 사과 거부
야당 "대통령 대담 '눈도장 찍기'로 활용" 비판
국민의힘 "파우치 발언, 사장 자격과 무관" 두둔
KBS 내부·언론단체 "정권 선전도구 될 것"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로 표현한 것에 대해 질의하면서 디올 명품백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로 표현한 것에 대해 질의하면서 디올 명품백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박장범(54) KBS 사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 핸드백에 대해 "파우치가 팩트(사실)"라고 말했다. 또 2016년 '최순실 게이트' 당시 보도국 간부로서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하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공영방송인 KBS의 (공정성 등) 보도준칙을 어겨 사장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이라며 사장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대담을 '눈도장 찍기'로 활용한 유일한 방송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인 18일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파우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박민 현 KBS 사장 취임 직후 ‘뉴스9’ 앵커에 발탁된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가 수수한 디올 핸드백을 세간에서 부르는 '명품백'이 아닌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지칭해 윤석열 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샀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파우치 발언’에 대해 "①권력에 대한 아부가 명백하고 ②공영방송인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③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정확한 표현"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것과 같은 디올백을 인사청문회장에 들고 나왔고, 이 의원은 "파우치 발언을 정정하겠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거듭 “파우치는 사실, 팩트다. 상품명”이라고 단호하게 답하며 사과와 정정을 거부했다.

이 의원은 "1998년 이후 현직 대통령과 1대 1로 대담한 방송인은 김종진, 손석희, 송현정 그리고 박 후보자 4명뿐"이라며 "대통령과의 대담을 눈도장 찍기로 활용한 사람은 박 후보자가 유일하다. 공영방송 보도 준칙을 어겨서 후보 개인이 성과(보은 인사)를 얻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파우치 발언으로 사장 자격이 없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도 "프로그램 하나 했다고 KBS 사장 자리에 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 명품백을 손에 잡고 박장범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 명품백을 손에 잡고 박장범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박장범 KBS 앵커가 2월 7일 녹화 방송된 KBS 1TV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파우치 논란'이라고 말하고 있다. KBS 캡처

박장범 KBS 앵커가 2월 7일 녹화 방송된 KBS 1TV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파우치 논란'이라고 말하고 있다. KBS 캡처


'최순실 게이트' 은폐 의혹 등 "시종일관 권력에 굴종"

박 후보자는 보도국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KBS 내부 보고서인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보고서’(2019년 7월 작성)에는 박 후보자가 당시 ‘국정농단’ 관련 각종 보도를 가로막았다는 증언이 다수 나온다. 박 후보자가 지난달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된 후 KBS 기자 495명이 낸 임명 반대 성명서에도 관련 주장이 나왔다. KBS 기자들은 성명서에서 “박 후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비호하고 은폐하는 데 앞장섰다. 시종일관 굴종적인 자세로 방송을 권력에 헌납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박 후보자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성할 생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각종 법 위반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박 후보자는 아들 위장전입, 스쿨존 운전 시 속도 위반,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7차례의 차량 압류, 어머니에 대한 부당한 연말정산 인적공제에 대해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뉴스1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뉴스1


언론 단체들 연일 "반대"...임명되면 최초 앵커 출신 사장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회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 임명반대 및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회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 임명반대 및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단체와 다수의 KBS 구성원은 박 후보자 임명에 줄곧 반대하고 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방송’ 주범에게 공영방송을 맡길 수 없다. 박 후보자는 불법적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로부터 임명제청을 받았기 때문에 사장 후보 자격도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박 후보자가 사장이 된다면 아부로 얻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단순히 국민적 의혹을 외면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정권을 비호하는 윤석열·김건희 정권의 선전 도구로 KBS를 활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4년 KBS 기자로 입사한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윤 대통령과의 대담 이후 '파우치 논란'과 함께 인지도가 높아졌다. 19일까지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 대통령이 임명하면 KBS 최초로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사장 임기는 다음 달 10일부터 3년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로비에서 박장범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공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로비에서 박장범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공


남보라 기자
김민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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