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가 뭐길래… 인구 늘리기·법 개정 요구한 지자체들

인구 30만 명·면적 1,000㎢ 넘으면
'특례 대도시' 인정 98개 권한 생겨
춘천시 일자리로 인구 늘리기 나서
원주시 "면적 기준 500㎢ 로 줄여야"

육동한 춘천시장이 올해 초 시청 브리핑룸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보다 최대 100개 가까운 권한을 더 가질 수 있는 특례시 지정을 위해 강원 원주시와 춘천시 등이 사활을 걸었다.

현행 지방분권 균형발전법을 보면, 도시 면적이 1,000㎢를 넘고 인구가 30만 명 이상이면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에 준하는 '특례 대도시'로 인정 받아 광역자치단체 조정교부금 재원 기여율이 기존 27%에서 47%로 늘어난다. 한 해 4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보건소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택단지 조성과 상업지구 지정 등 광역지자체가 하던 도시개발사업도 직접 할 수 있다. 시가 갖는 권한이 98개 늘어난다. 지자체 입장에선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런데 강원도내에서 특례시 지정을 기대하는 춘천은 인구가, 원주는 면적이 기준을 밑돌아 셈법은 다르다.

지난 10월 말 현재 춘천시 인구는 28만 5,986명이다. 반면 면적은 서울시(605.2k㎡)의 두 배 까까운 1,116.83㎢로 현행 법이 정한 기준을 충족한다. 한 때 29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올 들어 28만 명 선을 오르내릴 뿐, 좀처럼 늘지 않는 인구가 걸림돌이다. 지난해부터 춘천시가 산업단체 협의회, 대학, 군 당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역세권 개발 계획, 일자리와 주거 및 육아환경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인구 30만 명 고지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젊은 층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와 각종 육아 보육 지원 등 맞춤형 대책을 내놓고 인구 늘리기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원주시 반곡동 일대에 조성된 원주 혁신도시. 연합뉴스

인구가 36만 명을 넘지만 면적(868㎢)이 특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원주시와 지역정가는 관련 법령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기준으론 원천적으로 지정이 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원주를 지역구로 둔 박정하(원주갑), 송기헌(원주을) 국회의원은 최근 특례시 지정 기준을 인구 30만 명을 유지하되, 면적을 500㎢로 낮추는 지방분권법 개정안을 공동발의 했다. 현행 기준으론 전국에서 대도시에 준하는 특례를 받게 된 지자체가 단 하나도 없는 만큼,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앞서 13일 사정이 비슷한 충남 아산시, 경북 구미시와 함께 행정안전부에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원주시는 전국 유일 혁신·기업도시 육성과 △여주~원주 복선전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반도체 산업 기반 확대 등 행정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수원보호구역(7.5㎢), 폐수 배출 제한구역(260.3㎢) 등 전체 면적의 30%가 규제 묶여 있어 도시개발 및 발전에 족쇄가 되고 있어 특례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강수 시장은 "지난 2년간 25개 기업 유치와 1,230명이 넘는 새 일자리를 만드는 등 50만 명 도시보다 많은 역할을 소화했다"며 "행정 수요를 적기에 공급하고 시민들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도시 특례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