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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손배 요구받은 동덕여대 총학, 총장 직선제로 반격? "99%가 찬성"

입력
2024.11.20 17:52
수정
2024.11.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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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총회 참석자 99%가 공학 전환 반대
학교 "학칙상 구속력 없어, 의견 참조만"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공학 전환 찬반투표에서 반대표를 들고 있다. 정다빈 기자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공학 전환 찬반투표에서 반대표를 들고 있다. 정다빈 기자


"총인원 1,973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첫 번째 안건인 동덕여대 공학 전환은 부결됐음을 알립니다."

20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운동장에 모인 1,970여 명의 학생들이 '2024 민주동덕 학생총회'라고 적인 흰 종이를 일제히 들어 올렸다. 이날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열어 '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 두 안건에 대한 표결을 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참석자의 99%가 공학 전환에 반대, 총장 직선제엔 찬성했다. 안건이 통과됐다는 결과를 들은 학생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대학 본부는 오늘 의결된 안건들을 절대 좌시해선 안 될 것"이라며 "학생 시위를 폭동이라 부르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외쳤다.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에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대자보와 문구들이 붙어 있다. 박시몬 기자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에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대자보와 문구들이 붙어 있다. 박시몬 기자

학교 측은 학생총회가 별도의 구속력을 갖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칙상 학생총회 결과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어 결과를 전달받으면 의견을 참조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학 전환 반대와 총장 직선제 찬성 의견이 99%라는 결과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 회장은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가장 힘 있는 의결 수단"이라며 "이보다 더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학생총회 개최 정족수는 재학생 6,500여 명의 10분의 1인 650여 명이지만 이날 참석 학생은 1,970여 명에 달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본부는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것이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기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재학생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학생총회를 통해 의견을 다시 한번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총장 직선제 도입을 주장한 것에 대해 최 회장은 "현 상황에서도 총장은 '비통하다'는 의견만 낼 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대응은 학생 의견 수렴 없이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대학 대표자를 직접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석 학생들도 공학 전환 반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재학생 윤모(22)씨는 "다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결과 역시 예상하고 있었다"며 "외부에선 동덕여대가 폭력 시위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린 오늘 투표처럼 다양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모(22)씨 역시 "학교가 학생의 소리를 듣는 소통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총장 직선제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들고 있다. 정다빈 기자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총장 직선제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들고 있다. 정다빈 기자

한편 이날 동덕여대 총동문회와 학장단, 교수 241명은 "수업 거부 강요를 철회하고 학교 시설 점거 및 훼손 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앞서 최근 유튜브에도 '폭력 시위로 학습권과 교내 구성원으로서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는 취지의 시위 반대 글이 올라왔다.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시위와 관련해 지난 14일 취업 박람회 자재 손상비로 청구된 약 3억3,000만 원의 견적서를 총학생회 측에 전달했다. 15일엔 시위 피해액이 24억~54억 원이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기도 했다. 이 공지문은 지금은 삭제됐다.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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