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리베이트' 혐의로 의사 첫 기소... 다른 의사 280명 수사 중

의료법 위반 및 배임수재 혐의로
의사·병원 직원 재산 20억 동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고려제약에서 만든 약품을 쓰는 대가로 판매대금 일부를 받아 챙긴 의사와 병원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고려제약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 사건에서 의사가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의료법 위반과 배임 수재 혐의로 서울 소재 병원 의사 A씨와 지방 종합병원 직원 B씨를 15일 기소했다. 두 사람은 고려제약 제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고려제약 직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8~2023년 총 5,000만 원을, B씨는 2017~2023년 총 14억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경찰은 A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A씨와 B씨에 대한 구속영장만 발부했다. 검찰 송치 후 A씨는 이달 10일 구속적부심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고, B씨는 구속 기소됐다. 두 사람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절차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앞서 A씨가 소유한 13억 원 상당의 오피스텔과 B씨 소유 토지와 건물 등 6억2,000만 원 상당 자산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2년 전 고려제약이 의사 1,000여 명에게 자사 약품 처방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수사 의뢰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 상당의 현금이나 금품, 골프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송치된 의사 280여 명을 현재 수사 중이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