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벌금 150만원' 판결 불복 항소에… 검찰도 "양형 부당" 맞항소

김씨 "추론에 의한 재판" 항소에 검찰도 맞항소

14일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빠져나오고 있다. 박시몬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 사건이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판단을 받게 됐다. 김씨에 이어 검찰도 “1심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해서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20일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 박정호)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언론에 보낸 짤막한 입장문에서 “피고인이 대선을 앞둔 당내경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배우자들에게 기부행위를 해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큰 점,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을 동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는 등의 항소 이유를 들었다.

김씨 변호인은 선고 직후 “증거가 아닌 추론에 의한 유죄판결”이라고 반발하며 지난 18일 법원에 항소했다. 김씨 측은 1심 선고가 내려진 지난 14일에도 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유감스러운 판결로, 항소해서 검찰이 정황으로 주장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1심 판결을 반박한 바 있다.

김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올해 2월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인 수원지법 형사13부는 지난 14일 김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배모(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사적 수행원)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배우자 이재명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모(모임 주선자)씨와 모임을 하면서 식사비를 결제하는 등 당시 공무원인 배씨를 통해 기부행위를 했다"며 "이 사건 전후 사정을 보면 피고인의 묵인, 용인 아래 기부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인정되고, 피고인은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이 있다“고 판시했다.

양측이 항소하면서 김씨의 2심은 수원고등법원이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