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투수 세일... 오랜 기다림 끝에 데뷔 첫 사이영상 수상

2010년 데뷔 후 2017년 AL 사이영상 투표 2위
올 시즌 트리플 크라운 달성... NL 최고 투수 등극
AL 사이영상은 '만장일치' 스쿠벌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란타의 투수 크리스 세일이 데뷔 후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그는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인단 30명으로부터 198점을 얻어 130점의 잭 휠러(필라델피아)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은 올해 8월 28일 미네소타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세일. 미네소타=AP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란타의 투수 크리스 세일이 35세의 나이로 데뷔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태릭 스쿠벌(디트로이드)이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MLB 사무국은 21일(한국시간) 세일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세일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인단 30명의 투표에서 1위 표 26장, 2위 표 4장을 얻어 19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30점(1위 표 4장, 2위 표 25장, 4위 표 1장)을 얻은 잭 휠러(필라델피아)를 크게 따돌렸다.

이로써 세일은 오랜 기다림 끝에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됐다.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7년 보스턴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도전했지만 당시에는 코리 클루버(당시 클리블랜드)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그로부터 다시 7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세일은 팔꿈치·손가락·손목 등의 부상에 시달렸다. 여느 선수들처럼 자연스럽게 현역 생활 마무리를 준비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올해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애틀랜타는 지난해 12월 내야수 본 그리섬을 보스턴에 내주고 세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보스턴이 올해 2,750만 달러에 달하는 세일의 연봉 중 1,700만 달러를 보조해주는 조건이 있긴 했지만, 황혼기에 접어든 세일을 영입한 애틀랜타의 결정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세일은 올 시즌 18승 3패, 평균자책점 2.38, 225탈삼진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했고, 결국 데뷔 후 첫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2024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트로이트의 태릭 스쿠벌이 지난달 12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클리블랜드=AP 연합뉴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스쿠벌이 1위표 30장(210점)을 독식하며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의 영예를 안았다. 2위는 93점의 세스 루고(캔자스시티)다. 스쿠벌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255순위로 디트로이트에 지명된 후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2년 팔꿈치 굴곡근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7월 빅리그로 돌아와 7승 3패 평균자책점 2.80을 올렸고, 올해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아메리칸리그 트리플 크라운(18승 4패·평균자책점 2.39·탈삼진 288개)을 달성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