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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전 반도체 보조금 42조 원 지급 완료”… 미국 상무장관의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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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투자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고 있다. 남은 예산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 전액을 다 써 내년 초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계획 철회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게 목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근거한 보조금 프로그램과 관련해 “우리가 떠나는 시점까지 (기업에 주기로) 약정한 자금의 거의 전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 싶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자가 내년 1월 취임하기 전에 500억 달러(약 70조 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 중 지출되지 않은 자금을 가급적 다 써야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 산업 정책 유산이 공화당에 의해 손상되지 않을 수 있다”며 “러몬도의 긴급 임무”라고 설명했다.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8월 서명한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총 527억 달러를 5년간 지원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생산 보조금의 경우 대부분 기업 배정이 끝났지만 거쳐야 할 정부 협상이 워낙 복잡해 실제 지급되지 않은 액수가 3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무부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텔,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최종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러몬드 장관은 최근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일할 것을 지시하고 기업과의 협상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 러몬드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분명한 마감 시한”이라며 “모든 연구·개발 자금도 우리가 떠나는 시점까지 지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보조금이 일단 지급된 뒤에는 법적 구속력이 생겨 의회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되돌리기 힘들다는 게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의 해석이라고 전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런 긴박감은 무엇보다 보조금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달 말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대담에서 정부가 반도체 공장 투자 업체에 보조금을 주는 것보다 수입 반도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게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장려에 더 유리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칩스법이 초당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한 데다 보조금 수혜 기업 상당수가 의원과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지역구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 근거다. 러몬도 장관은 “칩스법은 국가 안보 프로그램이며 그래서 지금까지도 초당적으로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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