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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발 시장 불안에... 한은 "오늘부터 비정례 RP 매입"

입력
2024.12.04 14:00
수정
2024.12.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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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임시 금통위서 시장 안정화 조치 의결
대상 증권·기관 늘려... "원활한 유동성 공급"
"코로나·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시장 안정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계엄 선포 사태 후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국은행이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돈을 풀기로 했다. 매입 대상 RP와 매입 기관도 늘리며 강한 시장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한은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밤 비상계엄 직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해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날부터 단기 유동성 공급을 위한 비정례 RP 매입에 나선다. RP 매입은 일정 기간 후 해당 채권을 되파는 것을 조건으로 채권을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한은이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을 매입하면 그만큼 돈이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최용훈 금융시장국장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RP 매매 대상 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한은이 다양한 종류의 증권을 받아줄수록 금융기관의 유동성 확보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대상기관도 국내 은행 및 외은 지점 전체와 투자매매업자 및 투자중개업자 전체, 한국증권금융까지 넓혔다.

추후 필요해지면 전액 공급 방식의 RP 매입을 실시하고, 국고채 단순 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 또한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외화 RP 등을 통한 외화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변하면 다양한 안정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다만 윤경수 국제국장은 “지금까지는 외화 유동성 지표에서 특이한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환율도 오늘 장이 열린 후로는 미 달러화 가치 변동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금시장 경색 우려도 현재로선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현재 금융시장은 코로나19나 2022년 채권시장 불안(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인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어 시장 불안이 그때보다는 작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부총재보는 “당분간 매일 오전 오후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소집해 시장 상황을 계속 점검해나갈 것”이라며 “한은의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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