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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 NC 임상현의 모교 방문

입력
2024.12.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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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빚 갚으러 시골 중학 야구부 방문
‘독고탁의 고향 김천’의 유일한 프로야구 선수

NC의 임상현(왼쪽)과 구미중 야구부 조문식 감독. 사진=박상은 기자

NC의 임상현(왼쪽)과 구미중 야구부 조문식 감독. 사진=박상은 기자

"더 열심히 해서 지역사회와 모교에 꾸준히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1983년 추억의 만화 영화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에서 독고탁의 아버지 독고룡은 ‘야구계에 남겨줄 유산’이라는 짧은 유언을 남기며 아들 독고탁을 야구계에 부탁한다. 독고탁은 큰 꿈을 안고 김천역에서 상행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독고탁의 작가 이상무 화백은 지난 2016년 1월 세상을 떠났지만, 이 화백이 생전 그리도 보고 싶어 했던 그의 고향 경북 김천 출신 프로야구 선수는 2024년이 되어서야 등장했다.

김천 토박이 임상현(NC)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김천 지역이 배출한 첫 프로야구 선수이다. 아직 앳 된 얼굴의 19살 청년 임상현은 고향에서 '김천의 독고탁'으로 불린다.

프로1년차 시즌을 마치고 고향 김천에 금의 환향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임상현이 그동안 쌓어두었던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20일, 22일 자신의 모교 구미중학교를 방문했다.

임상현은 구미중 조문식 감독을 만나 “감독님 늦게 와서 죄송하다. 야구부 지원금이 전달 되지 않은 것을 나중에서야 전해 들었다”며 자신의 연봉 10%에 해당하는 300만원을 야구부 후원금으로 기탁했다.

임상현의 고향 김천에는 초·중·고교 야구팀이 없어 구미중 야구부에서 2018부터 20년까지 3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후 대구 상원고에 진학해 2024 시즌 프로야구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 상위라운드 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임상현 (NC). 사진=NC 다아노스

임상현 (NC). 사진=NC 다아노스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자신들이 지명한 선수의 출신 중·고교에 각각 계약금의 3%, 5%에 해당하는 금액의 용품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구미중 야구부는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 임상현의 중학 졸업장이 구미중이 아닌 타학교 졸업장이기 때문이다. 임상현은 대구 상원고에 테스트를 받기 위해 인근 중학교로 전학을 가야했다. 그는 “구미중 졸업 당시 대구 3개 고교(경북고, 대구고, 대구상원고)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지 못했다. 대구상원고 역시 내가 찾아가서 테스트를 받아 합격했다”며 “체육 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으로 입학을 해야 상황으로 인근 중학교로 전학이 불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임상현은 “중학 3년간 함께 땀 흘리며 같이 웃고, 울었던 친구들과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야구부 후배들과 선생님들께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문식 구미중 감독은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 준 것 만해도 고마운 일이다. 2011년 구미중 야구부 감독 부임 후 첫 프로야구 배출 선수가 임상현이다”며 “역대 김천 출신 첫 프로야구 선수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야구 감독을 하고 배출한 첫 프로야구 선수라 김천, 구미에서는 임상현이 등판하는 날이면 TV 채널 고정이다"고 제자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임상현은 “아직 보여준 것이 없는데 고향 김천과 모교 구미중학교에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하다. 고교야구팀의 경우 동문회의 지원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만 시골 중학교 야구부는 그렇지 못하다. 더 열심히 해서 모교와 김천에서 제2, 제3의 프로야구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구미중 후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상현(NC). 사진=박상은 기자

구미중 후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상현(NC). 사진=박상은 기자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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