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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모잠비크, ‘대선 조작’ 주장 폭동에 죄수 1500명 교도소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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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동부 국가 모잠비크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폭력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교도소 수감자 1,500명 이상이 탈출하면서 수십 명이 숨졌다. 대선이 치러진 10월 이후의 정국 혼란 및 소요 사태에 따른 사망자는 150명을 넘어섰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모잠비크 경찰은 2,500명의 수감자를 수용 중이던 마푸투중앙교도소에서 이날 1,530여 명의 수감자가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교도소 경비대와의 충돌이 빚어진 끝에 33명의 수감자가 사망했고, 15명은 다쳤다. 탈옥범 중 150명은 당국에 다시 체포됐다.
모잠비크는 현재 극심한 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 대선에서 여당 후보 다니엘 샤푸가 승리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야권 지지자들이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크고 작은 시위를 이어가는 탓이다. 이번 탈옥 사태는 최근 반(反)정부 시위의 분노가 급기야 교도소에까지 옮겨붙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는데, 헬레나 키다 모잠비크 법무장관은 "외부 시위와는 관련 없는 교도소 내부 폭동"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모잠비크는 이후 약 50년간 '프렐리모'(모잠비크해방전선)가 장기 집권 중이다. 그러나 프렐리모는 1994년 직선제 도입 이후 꾸준히 투표 조작 의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프렐리모의 샤푸 후보가 득표율 71%를 기록한 것으로 공표됐는데, 이에 반발하던 야당 후보의 측근은 총격 사망설 등을 주장하고 있다. NYT는 "지난 몇 주 사이 이어진 폭동으로 최소 11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위대의 분노는 지난 23일 모잠비크 대법원이 샤푸 후보를 대선 승자로 최종 확정함에 따라, 더 거세졌다. 대법원은 "재검표 결과, 샤푸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65%로 낮아졌다"고 정정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않았다. 그 이후 24시간 동안 경찰서·병원·정당 사무실을 노린 '심각한 폭력 행위' 236건이 발생했고, '교도소 폭동'과는 별개로 경찰관 2명을 포함해 2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모잠비크 정국 혼돈은 오랫동안 이어진 가난과 기후위기,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겪은 국민들의 분노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모잠비크는 그나마 경제에 도움이 됐던 천연가스 개발 사업이 이슬람국가(IS)와의 갈등으로 중단된 상태"라며 "지난주엔 아프리카 동부 해안을 강타한 사이클론 '치도'로 최소 9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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