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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갈등 촉발한 장남, 분쟁 손뗐다... 한미약품 정상화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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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을 촉발한 창업주 장남이 지주사 지분 일부를 내놓고 '백기투항'함에 따라 분쟁이 종식 수순에 접어들었다. 다만 아직 차남과의 협의가 남아 있어 충돌을 최소화하는 봉합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OCI그룹과 통합에 반대하며 연합전선을 구성했던 장·차남은 갈라서는 모양새다.
26일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 '4인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라데팡스)'은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와 경영권 분쟁 종식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은 △임 이사의 보유 지분 5% 매입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체제 구축 등이다. 이와 함께 임 이사가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4인연합 측 관계자는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도출된 합의안이 완전한 분쟁 종식과 정상화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매듭이 있다. 이날 그룹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분쟁에서 장남은 일단 손을 떼고, 내년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포함한 다음 단계는 대화를 통해 합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합의 발표에도 아직 별다른 변동이 없는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입장이 관건이다. 임 대표는 합의안에 대해 "형님(임종윤 이사)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 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왔다"며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번 지분 거래로 4인연합의 우호지분은 임 이사 지분을 더해 58.89%로 늘었다. 과반은 훌쩍 넘지만 아직 주총 특별결의 요건(66.6%)에는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4인연합이 임 이사와 손잡고 임종훈 대표를 해임시킬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갈등을 더 키우기보다 상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대화로 합의해 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분쟁 종식 후 재도약의 발판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사이언스 10명의 이사 중 4인연합 측 신유철·곽태선·김용덕 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4인연합 측 이사진이 다시 채워지고, 창업주 일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주요 전문경영인이 선임되면 그룹이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4인연합은 이날 주주서한에서 "지난 1년간 심려를 끼쳐 드렸다. 한미그룹의 책임 있는 대주주로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탄탄히 구축하고 정도 경영과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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