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 청탁 거액 뒷돈' 프로골퍼 안성현 징역 4년 6개월 법정구속

이상준 빗썸홀딩스 전 대표는 징역 2년
성유리 남편 안성현 "억울하다" 울먹여

프로골퍼 안성현씨가 4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코인 상장 대가로 수십억 원대 뒷돈과 명품 시계 등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프로골퍼 안성현(43)씨와 이상준(55) 전 빗썸홀딩스 대표가 법정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정도성)는 26일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청탁 과정에서 수수한 명품 시계 2점도 몰수할 것을 명령했다. 이 전 대표는 징역 2년과 추징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유명 프로골퍼로 배우 성유리씨의 남편인 안씨는 사업가 강종현(43)씨로부터 '특정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현금 30억 원과 4억 원 상당의 시계를 이 전 대표와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또 강씨에게 '이 (전) 대표가 돈을 빨리 달라고 한다'고 속여 20억 원을 추가로 받은 뒤 가수 MC몽이 세운 신생 연예기획사의 주식을 매매하거나 그림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30억 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선 안씨와 이 전 대표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지만, 20억 원을 받은 부분은 안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안씨가 강씨에게 20억 원을 요구한 건 안씨의 단독 행위로 보인다"며 "안씨가 강씨와 이 전 대표 사이에서 코인 상장 청탁을 빌미로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안씨는 강씨에게 돈을 넘겨받으며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라'며 접촉을 차단하려 한 정황도 있었다.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와 프로골퍼 안성현씨가 코인 상장 대가로 받은 명품 시계와 가방. 서울남부지검 제공

재판부는 안씨와 이 전 대표가 나눠 가진 것으로 확인되는 명품 시계 2개, 이 전 대표가 별도로 받은 에르메스 가방 2점과 1억 원 상당의 고급 레스토랑 회원권에 대해선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안씨는 법정구속 전 발언 기회를 얻어 "어린 딸에게 최소한 아빠가 사기는 안 쳤다고 말하고 싶다"며 "제가 오해받을 짓을 했을 수 있지만 사기를 치거나 코인 상장을 대가로 청탁하지 않았고 저도 수십억 원을 날렸다.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이 전 대표 역시 선고 직후 "절대 부정한 청탁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금품을 건넨 강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