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측 "연예인 정치 언행 금지는 위헌, 헌법소원 낼 것"

"국가가 연예인에 '정치 발언 금지' 종용
위헌임을 확인하는 법적 청구"
"청구인 '이승환', 피청구인 '구미시장'"

가수 이승환이 26일 유튜브 팟케스트 '매불쇼'에 나와 구미시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매불쇼' 채널 캡처

최근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를 관객과 보수 우익 단체의 충돌이 우려된다며 취소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승환 측은 구미시장을 상대로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 금지 강요는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승환의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26일 오후 유튜브 팟캐스트 '매불쇼'에 나와 "공연을 앞두고 지자체장 등 국가 기관이 연예인에게 정치적 언행, 정치적 선동을 하지 말라고 서약서를 쓰게 하는 건 위헌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헌법소원의 청구인은 '이승환', 피청구인은 '구미시장'이 될 것"이라며 "해당 서약서를 강요한 행위는 위헌이란 내용으로 제기할 예정이며 민사상의 손해배상 소송과는 별도의 법적 청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수 이승환. 이승환 소셜미디어

임 변호사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이승환은 '공연 중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라'는 구미시의 요구를 두고 "서약서에는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완전히 비문이다"라며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이라고 써야 맞는 문장이다. 참모들이 어떤 분들이길래 이런 비문을 쓰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최근 사건 등에 대해) 충격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저는 소송을 정말 많이 했다. 운동 시간이 부족해져 안타까울 뿐"이라며 "제가 지탄받을 일을 한 게 아니라, 그쪽이 지탄받을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23일 구미시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35주년 콘서트-헤븐(HEAVEN)' 대관을 취소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승환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면서도 "(이승환의)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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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