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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에 엉뚱한 '불법 이민' 이슈 꺼낸 트럼프

입력
2025.01.02 16:13
수정
2025.01.02 16:4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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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범죄' 위험성 강조해 온 트럼프
"내 말, 사실로 드러났다"SNS서 주장

1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차량이 돌진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이날 사건 현장에 세워진 울타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걸려 있다. 뉴올리언스=로이터 연합뉴스

1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차량이 돌진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이날 사건 현장에 세워진 울타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걸려 있다. 뉴올리언스=로이터 연합뉴스


새해 첫날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픽업트럭 돌진 테러로 최소 45명이 죽거나 다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불법 이민자 범죄 문제를 꺼냈다. 용의자가 미국 태생인데도 사건이 불법 이민과 연관돼 있다는 뉘앙스로 반(反)이민 여론을 부추기려 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 사고 발생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범죄자들이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나쁘다고 말했을 때 민주당과 가짜 언론들은 이를 반박했지만 사실로 드러났다"며 "우리나라의 범죄율은 누구도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맥락상 이번 범죄의 소행으로 불법 이민자를 지목한 것으로 읽혔다.

그는 이어 "뉴올리언스 경찰을 포함해 무고한 희생자와 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트럼프 정부는 뉴올리언스시가 이번 완전한 악행을 조사하고 회복하는 전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미국 내 범죄율이 급증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도 "(미국에는) '이민자 범죄'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있다"며 "기존의 사악한 범죄들보다 더 사악한 범죄들로, 통제 수준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정부 아래에서 강력 범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도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실제로는 이전보다는 감소한 상태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20일 취임 즉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건 용의자는 출생 때부터 미국 국적자인 텍사스주 출신 샴수드 딘 자바르다. 그는 약 10년간 미 육군에서 복무를 마친 뒤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알려진 용의자는 범행 직후 경찰과 총격을 벌이다 숨졌다. 트럼프 당선자가 IS와 불법 이민 문제를 엮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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