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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테러’마저 정략 소재로 삼는 트럼프… 반이민 박차, 안보팀 인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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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미국에서 사상자 수십 명을 낳은 ‘트럭 돌진 테러’를 2주 후쯤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연일 ‘정치적 호재’로만 삼고 있다. 이민 배척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외교·안보팀 인준 시급성을 부각하기 위한 정략적 지렛대로 비극을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대통령)의 ‘국경 개방 정책’ 탓에 급진적 이슬람 테러와 다른 형태의 폭력 범죄가 상상하거나 믿기 힘들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집회 등에서 내가 여러 번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때가 왔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트럼프 당선자는 전날 헛다리를 짚었다. 1일 트루스소셜에 그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범죄자들이 원래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나쁘다는 내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썼다. 당일 새벽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 벌어진 픽업 트럭 돌진 테러 사건의 범인 신원이 공개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사망)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이자 퇴역 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테러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거두지 않았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자바르의 동영상 발언이 꼬투리다. 트럼프 당선자의 핵심 공약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작전’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정자도 이날 “이슬람 테러리즘은 수입품이지 자생적인 게 아니다. 이민이 그것을 여기로 가져오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SNS 엑스(X) 글로 거들었다.
테러는 부적절 논란에 휩싸인 각료 후보의 조기 인준 압박 구실로도 이용될 듯하다. 트럼프 당선자 소속 정당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거부감이 강한 후보가 여럿인데, 성폭력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대표적이다. 친(親)러시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국가정보국(DNI) 국장 내정자 털시 개버드, 정적 대상 보복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낙점된 캐시 파텔 등도 인준한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런데 안보 위협은 이들의 흠결을 축소할 수 있는 명분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들을 열거한 뒤 “정권 출범 첫날 모두 (각자) 자리에 있어야 한다. 지금은 (안보가) 취약한 권력 교체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 바라소 상원의원(공화·와이오밍)도 X에 “상원은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을 승인해야 한다. 생명이 달린 문제”라고 적었다.
IS의 조직적 테러로 의심돼 연초 미국을 초긴장 상태에 빠트린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테러는 ‘단독 범행’으로 가닥이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공범이 존재한다는 정보는 현재 없다고 말했고, 미 연방수사국(FBI)도 “예비 조사 결과, 용의자가 혼자 범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전날 발표 내용을 뒤집었다. 1일 오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 앞에서 발생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과의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폭발한 사이버트럭의 운전자는 미국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소속 현역 군인(상사) 매슈 리벨스버거(37·사망)였다. 수사 당국은 차량 폭발 전 그가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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